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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기둥으로 만든 붉은 터널 '황홀해'

by 야옹서가 2009. 3. 7.
교토의 후시미이나리다이샤[伏見稻荷大社]는 황홀한 붉은 터널로

유명합니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주인공 소녀가 수천 개의 도리이

가 줄줄이 늘어선 붉은 센본도리이[千本鳥居] 사이로 뛰어가는 장면

이 깊은 인상을 주었던 곳인데요, 수천 개의 도리이가 촘촘하게 세워

져 있어, 마치 터널처럼 보입니다.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는
이나리[稻荷]를 모시는 4만 여 개의

이나리 신사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곳이랍니다.   

'고양이 여행' 중에 왜 후시미 이나리 다이샤를 갔는지 궁금하시죠^^

이나리의 사자인 하얀 여우가 나중에 복을 모아주는 복고양이, 즉

마네키네코로 이어졌다는 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고양이의 시원이

되었다는 복여우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서 찾아왔지만, 덤으로 보게

된 센본도리이의 아름다움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럼 센본도리이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한국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제가 갔을 때는 일본의 단풍철인데다가, 어린아이의 무사한 성장을
 기원하는 시치고산(11월 15일)을 전후로 한 무렵이어서, 기모노를 입고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로 붐볐습니다.

문 양 옆을 지키고 선 동물이 바로 여우입니다. 오래된 청동상이라 다소 무서워보이기는 합니다만...
예전부터 일본에서는 여우가 곡식의 신을 상징하는 동물로서 신성되었다고 합니다.

이나리가 지키고 선 문을 지나면 두 개의 통로가 있습니다. 처음 들어갈 때 왼쪽 길로 들어간 사람은
왼쪽으로 나오고, 오른쪽으로 들어간 사람은 나올 때 오른쪽으로 나와야 한다고 하네요. 

센본도리이가 놓인 길은 높낮이가 좀 있고, 좁아졌다 넓어졌다 하므로 어느 지점에서 찍느냐에 따라
터널의 느낌이 달라집니다.

바로 앞에 사람이 지나갈 때보다, 어느 정도 앞질러 간 모습을 뒤에서 찍어야 붉은 터널의 느낌이 나옵니다.

도리이가 커지는 곳도 있습니다. 터널과 같은 분위기는 없지만, 도리이 사이로 줄무늬처럼 내려앉은 
그림자가 볼만하므로, 그림자의 모습도 염두에 두셔서 찍어보시면 예쁜 사진이 나올 거 같네요.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여인의 뒷모습에 여운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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