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돌아오면 스밀라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습니다. 스밀라가 좋아하는 손가락 인사입니다. 하루종일 저를 기다리느라 심심했던 스밀라는, 종종 현관문 바로 앞까지 뛰어나오곤 합니다.

 

고개를 쳐들고 저를 올려다보며 우엥 우는 스밀라를 보고 있으면, 고양이가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싶습니다. 앞의 문장 속에는 비교적이라는 수식어가 포함되어야 같습니다.

외로움의
차이, 반가움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고양이에게는 혼자 보낸 시간만큼의 절대적인 외로움 있을 테니까요. 비록 낮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보낸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로움도 느끼지 못하는 아니니까요.

어린
시절 낮잠을 자다가 문득 깨어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봤을 , 아무도 없으면 그렇게 마음이 먹먹하고 쓸쓸하던지하루에 16시간을 잠으로 보낸다는 고양이도 때때로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요.


그래서 집에 오면 스밀라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일부러 현관문을 들어설 때부터 스밀라를 붙들고 호들갑스럽게 인사를 합니다. 그럼 스밀라는 엉덩이를 다리 쪽으로 들이대고는, 꼬리를 탁탁 점잖게 2 칩니다. ‘하루종일 나를 혼자 너의 죄를 사하노라하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를 찾아가 몸을 둥그렇게 하고 편히 앉습니다


이렇게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누워있다가도, 손가락을
내밀면, 스밀라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먼저 코로 킁킁 냄새를 맡습니다.

만날 보고 냄새 맡는 손인데도, 처음 보는 것처럼 눈매가 진지합니다.
고양이의 날은 날마다 새로운 날.



탐색이 끝나면 고양이는 입술로 부비부비를 합니다. 고양이의
입술 가장자리에는 냄새를 분비하는 선이 있는데, 고양이는 냄새를 묻혀 자기 소유물을 표시합니다. 가끔 고양이가 입술이 가려운 듯이 상자 모서리, 아니면 나뭇가지 등에 가장자리를 부비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자기 영역, 자기 소유를 표시하기 위함입니다.


 고양이의 입술은, 온통 털로 뒤덮인 고양이의 몸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드러운 점막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촉촉하고 말랑한 고양이 입술이 손가락 끝에 닿을 , 겪어본 분들은 알겠지만, 무척 짜릿합니다(^ㅅ^)  

 

 스밀라가 내꺼야하고 입술을 부빌 , 흡족한 얼굴로 웃음을 지을 , 저도 행복합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분이 있다면, 오늘 집에 들어가서 손가락 인사 건네 보세요.
고양이가 무척 즐거워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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