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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초과

by 야옹서가 2009. 8. 8.
신용카드를 쓸 때면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키려고 해왔다. 

1. 현금 서비스를 받지 말 것 
2. 일시불로 계산할 것
3. 사용한도를 적게 신청할 것 

카드를 막 긁으면서 다닐 만큼 여유로운 주머니 사정도 아니지만,

가능하면 일시불을 고집하는 건
할부도 일종의 빚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할부는 능력 이상의 금액을 지출하도록 
부추긴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액수는 미미하지만 이자도 있으니 말이다. 


돌이켜 보면 큰돈을 쓸 일이 없으니 일시불로도 별 부담이 없었고,

한도 역시 적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한데 오늘 카드를 쓰려다가 '한도초과'라는 말을 듣고 깜놀. 전화로 확인해보니 잔여한도가 7157원이다.

지난 달 중순부터 줄곧 스밀라의 치료비와 약값, 물품값 등을 일시불로 계산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200만원 한도가 거의 다 찬 거다. 언제 그렇게 됐나 싶었는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8월 1일까지 몇몇 동물병원을 거치면서 지출한 돈만 97만원이라 얼추 계산은 맞는 것 같다.

게다가 이 카드로 네 식구의 생활비도 처리하고 했으니...


카드사에 한도 상향조정 문의를 했더니, 씨티카드에서는 다니는 회사에 소득조회에 동의해야

상향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제 회사원이 아니니 그것도 불가능해서 한도 상향은 어렵고

연회비 면제해준대서 1년만 갖고 있어보자 했던 애물단지 삼성카드를 요긴하게 쓰겠네.

신부전은 장기전이라니 정신 바짝 차리고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안 되겠다. 


혈액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받는 경우, 병원비는 피하수액세트 포함 매주 10만원쯤 드는데

처방캔 또는 그에 준하는 음식 일주일치 구입비를 포함하면 앞으로도 한달에 50만원 정도씩 더 지출될 듯하다. 

수치가 안정되면 매주 혈액검사를 하지는 않아도 될 거 같고 그러면 병원비도 조금 줄겠지만 당분간은 그렇다.


그래도 치료하는 과정에서 스밀라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아 희망이 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하루종일 동굴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던 녀석이,

내가 현관에 들어서면 슬며시 나와서 아는 척을 한다. 안아보니 몸무게도 조금 무거워진 것 같고...

방심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기뻐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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