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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폴라로이드 고양이

[폴라로이드 고양이] 020. 그 친구의 앞머리

by 야옹서가 2010. 8. 18.


고등학생 때 우리 반에는 앞머리가 너무 길어 눈을 찌를 것만 같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옆으로 넘겨 핀을 찌르거나 좀 자르기라도 하면 시원할 것 같은데

친구에게 짧은 앞머리는 촌스러움의 상징처럼 느껴졌나 봅니다.

그땐 학교에서 정한 '단정한 학생의 앞머리, 뒷머리 길이'가 정해져 있었지만

머리를 자르게 만들려는 주변의 압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머리를 사수하려는 친구의 노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길이를 짧아 보이게 하려고 롤을 말기도 하고,

머리 끝에 실핀을 꽂아 속으로 접어서 말아넣기도 하고...

불시에 머리 단속을 하는 교련 시간에는, 책상과 걸상을 비상계단으로 빼놓고 

원래부터 없던 학생인양 슬쩍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앞머리가 길어 눈을 찌르는 고양이를 보면, 그 친구 생각이 가끔 납니다.
 
그때 찍었던 졸업사진 속에서 힘들게 지켜낸 앞머리를 보며 피식 웃진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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