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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북유럽

고양이가 가장 아름다울 때

by 야옹서가 201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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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 예쁜 고양이가 어디 있겠나 싶지만, 그 중에도

유달리 예뻐 보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궁금해 죽겠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는 고양이의 눈동자와 마주할 때입니다.

고양이를 살살 꾀어낸 것도 아니고 그저  카메라를 손에 쥔 채로 셔터를 누른 것 뿐인데,

호기심 많은 고양이는 다람쥐처럼 바짓가랑이 사이로 쏙 들어와서는 앞발톱을 바짝 세워

바지를 타고 기어오르며 등산을 합니다. 눈은 제게서 떼지 않은 채로요.


고양이의 시선과 눈높이를 맞추려고 납작 엎드린 내게로 다가와 "지금 뭐하는 거예요?"

하듯 말똥말똥 쳐다보는 얼굴도 사랑스러워요.
 
 


앉은 자세 그대로, 고개만 90도로 꺾어 올려다보는 호기심 어린 눈동자도 살살 녹지요.

고양이가 보여주는 눈빛에는 어떤 계산도 이해타산도 없이, 그저 투명한 마음만 비쳐 보입니다.

"넌 어떻게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니? 특별히 잘 해준 것도 없는데..." 그렇게 묻고 싶어집니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든, 어떤 무늬와 색깔을 하고 있든

고양이가 내게
신뢰의 눈빛을 보낼 때가 가장 사랑스럽게 보인다는 걸요.

그 신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어려서 예쁜 고양이의 시절은 한순간이니까요. 지금은 내 앞에서 동그란 눈동자를 빛내는

이 고양이가, 좀 더 자라면 두 손으로 안아 들기에도 무거운 어른 고양이가 될 것이고,

기껏 놀아줘도 매사에 심드렁한  무뚝뚝한 고양이가 될 수도 있고, 때론 아프기도 할 테니까요.

고양이가 내게 보여준 신뢰에 답할 만큼, 나는 고양이와 함께 행복할 마음의 준비가 된

사람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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