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드러내고 발라당 누워 애교를 부리는 집고양이와 달리, 길고양이는 그저 오가는 사람들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애교스러운 눈웃음 하나 없건만, 그들의 덤덤한 눈빛에 이상하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특히나 이 고양이는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모호할 만큼 애매한 표정이

꼭 티벳여우를 닮아서 웃음이 터졌는데요. 제가 소란을 피우건 말건 상관없이

제 볼일만 보는 모습에 눈길을 뗄 수 없었습니다.


뭔가 불만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속세에 초연해진 것 같기도 한 묘한 눈빛입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가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눈매가 짝짝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오른쪽 눈은 둥글고 담담한 표정인데, 왼쪽 눈은 날카로운 칼눈입니다^^;


"그래, 내 눈이 짝짝이인데 뭐 보태준 거 있수?" 시큰둥한 표정으로 제 눈길을 피하는 고양이입니다.
 

그리고 그 자세로 그윽하게 잠이 듭니다. 앞발은 또 왜 저렇게 특이한 모습으로 모으고 있는지...

꼭 예를 갖추어 합장이라도 한 것 같네요.


어쩌면 이 고양이는 수행 중인 것이 아닐까요? 오후 명상에 잠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교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도 사랑스럽지만, 무뚝뚝해 보일 만큼 시큰둥한 고양이도

자기 취향이 뚜렷해 보여서 귀엽습니다. 어지간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그 표정이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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