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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내 고양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놀이

by 야옹서가 2010. 10. 15.

오래간만에 스밀라가 박스 속으로 쏙 뛰어들어 숨었습니다.

얼굴과 몸은 숨겼지만 허리는 다 보이는데, 바깥이 안 보이니

제 딴에는 완벽하게 숨은 거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제가 "스밀라 뭐해?" 하고 머리 위에서 말을 건네니

"헉, 어떻게 알았지?" 하는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녀석, 다 보인단 말이다^^


스밀라는 박스 안에서 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다음 동작을 생각합니다.

기왕에 들켰으니 그냥 나갈까, 아니면 모른 척하고 박스 안에 있을까...

조금 더 상자속 숨바꼭질 놀이를 즐기기로 한 모양입니다.

다시 머리를 쏙 숨겨보지만, 귀는 바깥으로 열어놓았습니다.

고양이의 귀는 가끔 눈 역할을 대신하기도 해요. 민감한

청각으로 바깥의 동태를 잘 살필 수 있거든요.

그런 스밀라를 놀려주는 방법은 손가락 긁기 놀이입니다.

숨어있을 때 상자 앞을 손가락으로 살살 긁어주면, 그 소리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거든요. 상자에서 튀어나오기

직전의 고양이 동공은 호기심으로 한껏 커져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관심 가는 것을 보면

저렇게 동공을 한껏 열어 눈앞의 대상을 시선으로 빨아들입니다.

급기야 깜짝상자에 숨은 피에로 인형처럼 갑자기 튀어나와

앞발을 내밀어 봅니다. 제 손가락인 걸 알고 있지만 장난치는 거죠.

고양이가 진짜 사냥을 하려 했다면 발톱을 내밀지만, 저렇게

장난을 칠 때는 발톱을 집어넣고 솜방망이 주먹을 해가지고

저를 때린답니다.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 내게 바라는 건, 의외로

단순합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함께 뒹굴며 노는 것, 다정한

눈빛으로 말을 걸어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 아무리 비싼

장난감과 캣타워가 있어도 사람의 애정이 없으면, 고양이는

어느새 시무룩해지고 맙니다. 고양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그런 반려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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