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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아파트 고양이가 보여주는 '일광욕의 기술'

by 야옹서가 2010. 10. 25.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하루종일 실내에서 살아가는 집고양이도 

건강을 위해서 틈틈이 일광욕을 해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원래

여러 가지 물건들을 보관해두는 용도로 베란다를 쓰고 있었지만,

바람 통하는 창문 쪽 한쪽에 스밀라를 위한 일광욕 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그나마 여기가 집에서 햇빛이 잘 드는 곳이거든요. 

여름이면 타일 바닥이 시원해서 그대로 깔고 앉아도 상관없지만

이제 슬슬 한기가 드는 가을이라, 바닥에도 보온용 은박돗자리를

깔아줍니다. 은박돗자리에 빛을 반사하는 기능이 있어서 그런지

베란다 쪽으로 나가보면 어쩐지 훈훈한 기분이에요. 스밀라의 배도

이걸로 따뜻하겠지요.

"이거 뭐하는 건가?" 하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스밀라.

일광욕하라고 깔아둔 거니까 햇빛 좀 쬐라고 말해줍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아직 바람이  매섭지 않아서
 
스밀라의 코에도 바람을 넣어줄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주면 바깥

공기를 냄새 맡는 것처럼 얼굴을 한껏 들어올리고 코를 킁킁거려요.

고양이는 눈으로도 풍경을 보지만, 코로도 주변의 정보를 빨아들이는

듯합니다. 공감각을 이용해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스밀라입니다. 

고양이가 먼 곳을 그윽하게 볼 때의 눈빛이 참 좋아서

저도 스밀라와 함께 베란다 바닥에 나른하게 누워서

배를 지지고 싶은 그런 오후입니다. 감기약 기운에

살짝 잠이 오려는 걸, 스밀라 사진 찍어주며 쫓아봅니다.


"일광욕은 몸으로만 하는 게 아니야. 눈에 햇빛을 가득 담아와야 되거든."

스밀라가 살그머니 태양을 눈 속에 담아옵니다. 파란 바다 같은 눈동자에

태양이 하나, 저 멀리 태양이 하나. 그래서 제 집에는 태양이 두 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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