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옛날 시집살이하는 며느리가 그랬다지요?
 
요즘에는 그런 자세를 요구하는 집도 거의 없겠지만요.

맨 처음 저런 조각을 본 것은 한 헌책방에서였는데

그땐 원숭이 세 마리가 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답니다.

동남아 어딘가에서 만들었음직한 분위기의 조각이었죠.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일본의 고양이 카페 앞에서

저 3인방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너희는 어디서 왔니?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에 질린 표정의 고양이 3인방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의 자세는

약자로 취급받는 이들, 혹은 약자의 상황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취하는 방어 자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데, 눈에 보이기는 하니 마음만 아프고

나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데, 들으면 더 속만 쓰리고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 말하자니 내 가슴만 답답해서

그렇게 안 보이고, 안 들리고, 말 못하는 것처럼

묵묵히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픈 것이 눈에 밟힐 때,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괴로운 소리가 들려도, 귀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말해야 할 상황에서, 누구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아파서 외면한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지켜봐 줄 사람은

정말로 아무도 남지 않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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