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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초여름 졸음 쫓는 길고양이, 시원한 하품

by 야옹서가 2011. 5. 14.
한낮에는 반소매 옷을 입어도 어색하지 않지만, 아침저녁으로는 가끔 쌀쌀해 감기 걸리기 쉬운 요즘입니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나른해져 졸음이 오기 쉬운 때이기도 합니다. 나른한 오후, 길고양이는

무엇을 하며 쉬고 있을까요? 밀레니엄 지붕고양이를 만나러 가 봅니다.


지붕에 앉아 쉬는 길고양이들의 자리는 너무 멀고 높아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지만,

그런 안전거리 덕분에 길고양이들이 방심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솔솔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고양이도 저도 오래간만에 여유를 즐겨봅니다.

이 평화가 오랫동안 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앗,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지붕 고양이 일족 중에서도 겁이 유독 많은 짝짝이 같으면

눈이 동그래서 벌떡 일어났을 텐데, 이 녀석은 어쩐 일인지 졸린 눈을 들어 그윽히 보기만 합니다.

조금만 더 졸리면 그 자세로 꾸벅꾸벅 잠이라도 들 기세입니다. 


'정신줄을 놓아서는 안되지...' 마음을 다잡으며 조그맣고 귀여운 소리로 하품을 합니다.

입꼬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졸음을 하품 한번에 떨쳐버리는 길고양이입니다.

포효하듯 힘차게 벌린 입술로 졸음을 쫒아내고 기운차게 먹이 구하러 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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