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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비싼 장난감보다 고양이에게 소중한 것

by 야옹서가 2011. 5. 29.

3월부터 회사로 출퇴근하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스밀라도 심심해 합니다. 어머니나 동생이 스밀라와 틈틈이

놀아주기는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가 자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조금은 쓸쓸해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이번 주 초에는 1박 2일 경주 취재가 있었고, 주말에도 1박 2일간 회사 워크숍이 있어서
 
두 밤이나 집을 비웠습니다. 어머니의 증언에 따르면, 제가 없는 동안 스밀라는 하루종일 제 의자에 누워서 

언제 오나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꼼짝 않고 있었다고 하네요.


회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하면서 길고양이를 만나러 다닐 시간이 주말밖에 없다 보니, 평일에는

회사 가느라 하루종일 집을 비우고, 주말에는 골목을 다니느라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하루종일

집에 있던 때와 비하면 스밀라와 놀아주는 시간도, 사진 찍어주는 시간도 예전보다 줄었습니다.

스밀라도 그런 변화를 느끼는지, 퇴근하고 돌아온 저를 보면 유독 살갑게 대합니다. 도도도도 잰걸음으로

뛰어오기도 하고요. 주말 내내 놀이에 굶주렸을 스밀라와 함께, 오늘은 숨바꼭질 놀이를 해봅니다.  

베란다에 층층이 쌓아둔 정리함은 스밀라에게 좋은 놀이터 겸 전망대입니다. 정리함 반대편에서 달각달각

손가락을 소리내어 움직이면, 스밀라의 귀는 쫑긋해지고 눈은 동그래집니다. 제 손인 걸 알면서도 저러지요.

급기야 정리함 위로 폴짝 뛰어오릅니다. 스밀라의 머리 위로 달리는 블라인드 레일과 베란다 창틀이

마치 고양이 열차가 다니는 선로처럼 보여서, 스밀라를 태우고 멀리 어딘가로 데려다줄 것처럼 보입니다. 

바쁜 일정에 조급한 마음이 들다가도, 스밀라의 의연한 얼굴을 보면 기운이 납니다.

스밀라를 매일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스밀라 사진을 휴대폰에 갖고다니는 걸로 대신하지요.

"칫, 이렇게 놀아줄 수 있었으면서 왜 그동안 바쁜 척했던 거야?" 스밀라가 눈을 살짝 흘깁니다.

얼굴은 창밖을 보는 방향 그대로 두면서, 눈동자만 살짝 이쪽을 돌려 바라보는 모습조차

사랑스러운 스밀라입니다^^ 다른 동물보다도 유독 눈이 동그랗고 큰 고양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이렇게 보는 듯 안 보는 듯하면서 슬쩍 곁눈질로 옆을 보는 습관이거든요.


오래간만에 하는 놀이가 흡족한 모양인지, 그윽한 표정으로 만족스러움을 표시합니다.


스밀라의 흐뭇한 미소를 자주 볼 수 있도록, 피곤하더라도 짬짬이 놀아주어야겠어요. 

사실 고양이는 값비싼 장난감을 사주는 것보다, 집에 있는 평범한 도구와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자주 놀아주는 걸 바라니까요. 바쁘다 하면서 내 고양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무심히 흘려보내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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