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 보면, 스밀라가 저렇게 의자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몸은 의자 위에 올려야 하니,

대신 목을 길게 빼고 아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발치 쪽에 의자를 두었던지라

만약 머리를 의자 쪽을 향해 누이게 된다면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스밀라와 눈이 마주칠 지도 모릅니다. 

스밀라의 잠자리는 원래 거실에 두었습니다. 화장실과 물그릇을 모두 제 방에 두기에는 너무 좁기도 해서

스밀라가 먹고 싶을 때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갈 수 있도록 잠자리도 거실에 둔 것인데, 

한밤중에 다들 잠이 들었을 때는 스밀라도 거실에 있다가, 새벽마다 제 방으로 스르륵 들어와서

의자에 누워 기다리는 것이지요.  잠결에 털뭉치 꼬리가 스르르 옆을 지나가는 기척이 느껴지면

스밀라가 들어온 것입니다.

잡지 마감을 하느라 어제까지 며칠간 야근을 하고, 오늘은 토요일이라 좀 늦게 출근을 해도 되어서 

늦잠 좀 자고 일어나자마자 스밀라를 찍어주었는데, 밑에서, 옆에서 사진 찍어도 모른 척, 미동이 없습니다.


동물들 간에 딴청부리기, 새침떨기의 우열을 겨룬다면 고양이가 일등입니다.

"가만히 있었더니 내가 가마니로 보이냐." 스밀라가 준엄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제가 일어나기를 내내 기다렸을 스밀라를 쓰다듬쓰다듬해주고, 오늘도 얼른  출근 준비를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