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한쪽 스타킹 잃어버린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11. 11. 4.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어쩌면 고양이마다 저렇게 무늬가 다르고 성격이 다를까

새삼 신기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부산 용궁사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만난

검은 턱시도 고양이도 그랬습니다.

v자형 앞가슴털이 마치 턱시도 사이로 비치는 흰 와이셔츠 같아서

흔히 턱시도로 불리는 길고양이인데, 이 녀석은 독특하게도 한쪽 다리 스타킹을 잃어버린 것처럼


흰 다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턱시도 길고양이라면 짝짝이 바지를 입은 것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바지 통이 좁아서 스타킹이라는 느낌이 더 걸맞습니다.

방향을 바꿔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며 반대쪽 다리를 슬며시 보여주는 턱시도 모습입니다.

무심한 듯 걷고 있지만 이쪽을 신경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달아나기 전 한 번 더 이쪽의 동향을 살피는 길고양이의 마음. 아무리 바빠도 마지막 확인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독특한 얼룩무늬의 고양이를 볼 때마다, 누군가가 고양이 털옷에 턱시도 무늬를 그려넣다가, 물감이 모자라

마저 칠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