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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스밀라가 사랑하는 고양이 전망대

by 야옹서가 2011. 11. 26.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오고 나서 한 달, 살아보니 몇 가지 장단점이 보입니다. 다른 방은 오래 쓰지 않으니

잘 모르겠고, 제 방만 일단 살펴보면 예전에 있던 베란다방이 없어지고, 바로 아파트 외벽과 유리창이

이어져 있어서, 겨울이 되니 빈틈으로 바람이 솔솔 들어오네요. 방바닥은 난방을 해서 따뜻한데 공기는 차서

호되게 감기에 걸렸습니다. 감기와 마감 때가 겹치는 바람에 고생을 하고, 간신히 나았네요.


그런데 스밀라는 이런 방 구조가 좋은가 봅니다. 예전 제 방에서는 베란다 창문을 잘 열어주지 않았거든요.

유리창 자체가 이중창이라, 창 다음에 바로 모기장이 있는 구조여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창문을 닫아두고 지내곤 했어요. 모기장은 고양이가 체중을 실으면 떨어져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창을 닫으면 스밀라가 앉을 자리가 없고 금속으로 된 레일이 다니는 자리여서, 창밖을 구경하기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방은 모기장이 있는 창을 닫아두어도, 이중창 안쪽 창을 열어두면 

바깥을 볼 수 있으면서도 스밀라 앉을 자리가 넉넉합니다. 바깥 유리문을 걸쇠로 잠글 수 있어

고양이가 유리창을 밀고 추락할 염려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 방의 창문 여는 드르륵 소리면 들리면

스밀라가 얼른 뛰어와서 폴짝 뛰어오른답니다.  손으로 등허리를 꾹꾹 찔러도 모른척,

바깥 구경에 몰두합니다.


스밀라가 보는 창밖으로 단풍이 뚝뚝 떨어집니다. 저 나무에 가끔 놀러오는 새를 구경하기도 하고

지나가는 차랑 사람을 구경하기도 해요. 창 앞에 바로 작은 도로가 있어서 하루종일 차 다니는 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처음에는 무척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무엇보다 스밀라가 좋아하니... 고양이 전망대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예전 집보다 좋은 점이 생겼네요.



창밖을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스밀라. 스밀라에게 더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고 싶은데

일단은 아파트 화단과 지나가는 새 정도로 만족해야할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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