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원래 좁은 곳에서 끼어 노는 것을 좋아한다.
 스밀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거실에서 놀다

 

자정쯤 되면 잠을 자러 내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오는데, 대개 자는 곳이 정해져 있다.

책꽂이와 내 이불 머리맡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는 게다. 그 사이가 적당히 좁아서 마음에 드는 모양.

 

위 사진처럼 골뱅이무늬를 만들어 잠이 든다. 스밀라 입술은 점막이 까만색이라 분홍입술을 보기 힘들지만,

 

이렇게 보고 있노라면 까만 입술도 분홍빛으로 보인다.

 

 

맨바닥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내 냄새가 묻어있는 옷가지를 깔아주어야 만족한 얼굴이 된다.

졸리지만 안 자고 있었다는 눈빛으로 이렇게 그윽하게 마주보기도 하고.

 

가끔은 방향을 바꾸어 내 베개에 제 머리를 기대고 잔다. 그루밍하다 잠이 들락말락해서 털이 젖어있다.

 

가끔은 내 베개 끝을 베고 함께 잠들기도 한다. 책꽂이와 베개 사이의 간격은 너무 넓지 않아야 좋아한다.

책꽂이는 엉덩이 받침이 되고, 베개는 턱받침이 되는 정도의 거리가 적당하다. 

 

자는가, 하고 들여다보면 저렇게 눈을 말똥말똥 뜨고 나를 바라본다.

 

스밀라에게 호박방석도 줘보고 온열방석도 줘 봤지만, 금세 싫증을 내곤 했다.

 

고양이가 싫증내지 않는 건 함께 사는 가족의 냄새가 묻어있는 오래된 옷,  그리고

 

"애앵~" 하고 자기가 울며 부를 때 "스밀라, 왜?" 하고 대답해줄 사람이 가까운 곳에 함께 있는 것.

 

 

꽂이와 베개 사이 틈새로 고양이가 스며들 때, 사실은 내 마음의 갈라진 금을 메워주고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잠들기 전에 스밀라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스밀라가 아직 잠잘 때가 아니면

 

내방 문을 5cm쯤 열어둔 채로 잠이 든다. 언제든 스밀라가 좋아하는 틈새로 끼어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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