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면 스밀라가 "앵" 하고 울면서 저를 불러서 베란다 유리문으로 데리고 갑니다. 베란다 산책을 나가겠다는 뜻이죠.

 데리고 갔는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저렇게 한번 힐끗 올려다보며 얼른 문을 열라고 신호를 줍니다. 이렇게 했는데도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애앵~"하고 꾸지람하는 어조로 길게 울며 창문 한번 보고, 다시 저를 올려다보지요.

하지만 약을 아직 먹이지 못해서 베란다문은 나중에 열어주기로 합니다. 스밀라는 베란다에 쌓아놓은 종이상자 위로 단번에 달음박질해서 그 위에서 식빵 굽고 있거나 낮잠자기를 좋아하는데, 일단 그 위로 도망가버리면 데려오기가 여간 함들지 않거든요. 약 먹는 건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그 전에 달아나려고 합니다.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스밀라의 얼굴에도 불만이 서립니다.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건가' 하는 얼굴로 베란다 문앞에 털썩 눕더니 침묵시위에 들어갑니다. 언젠가 열어주겠지 하는 얼굴입니다.
 

불만 어린 얼굴로는 호소력이 없을 것을 알았는지, 눈을 동그랗게 떠서 최대한 청순함을 강조하면서 베란다 유리문 너머를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작전을 바꾼다해도 스밀라가 원하는대로 문을 열어주기는 어렵습니다. 얼마 전에 처방받은 노령묘를 위한 보조제와 함께 밥을 먹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좀 안됐기는 하지만 떼를 쓴다고 해서 다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특히 스밀라의 건강과 관련된 일이라면요.

 

'쳇, 이것도 통하지 않는 건가...' 하는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얼른 보조제와 밥을 먹이고 베란다 산책을 내보내주어야겠네요.

며칠 전 병원에 갔다가 "스밀라도 벌써 10살이네요"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2006년 여름 처음으로 우리 집에 올 때가 '추정 2살'이었으니 만으로 따지면  9년이어도 햇수로 따지면 10년이네요. 태어난 건 10년 전, 함께한 건 8년.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지났을까요. 중간에 많이 아프기도 했었지만, 더이상 나빠지지 않고 건강을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스밀라 입양 7주년이 되는 올해 7월에는 뭔가 특별한 기념을 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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