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런 목조주택이 남아 있어 고즈넉하게 산책하는 즐거움이 도자기마을 도코나메. 길고양이와 인사도 나누고,

도예점에 들러 잠자는 고양이 모양의 도자기 인형을 사기도 하면서 반나절을 보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笑福猫舍'이라고 적힌 세로 현수막이 눈에 띄어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한자의 뜻만 보면 '웃는 복고양이의 집'인데, 복고양이를 모신 신사였습니다. 여행지의 복고양이 신사라면

일부러 시간내어 찾아가기도 하는지라, 우연히 발견한 이곳이 무척 반가웠네요. 잠시 들어가보기로 합니다.

 

 격식을 갖춰 큰 규모로 운영되는 곳은 아니지만, 복고양이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신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미쿠지가 묶여있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나쁜 운세를 뽑으면 신사에 오미쿠지를 묶어두고 떠나

장차 닥칠지도 모르는 액을 막았다고 합니다. 관리인을 따로 두고 신사를 운영하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이곳은

무인 신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도코나메를 찾은 사람들은 쏠쏠히 찾아오는지, 방명록을 펼쳐보니 일본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공항과 가까운 관광지라 그런가 봅니다. 


도코나메의 상징인 도코냥 스티커를 방명록 표지에 붙여두었습니다.

 

보통 봉납함에 동전을 던지고 와니구치(방울)에 매달린 밧줄을 잡아당겨 딸랑 소리를 내며 소원을 기원합니다.

방울소리를 내어 잠들어있던 신을 깨우면서 왔다는 것을 고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여기는 고양이 신사이니까,

꾸벅꾸벅 졸고 있던 고양이 신이 선잠에서 깨어 사람들과 눈맞춤할 수 있도록 방울을 울리겠네요.

 

흔히 보는 복고양이 인형은 흰 피부에 까만 동공이 번뜩이는 모습이지만, 도코나메에서는 도자기마을 아니랄까봐

검은 털옷이 멋진 올블랙 고양이를 모셔두었습니다. 그 자체로도 도예작품이라 할 만합니다. 통통한 꼬리를 말고

고양이 신사를 지키는 고양이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머무는 듯하네요. 

 

복고양이 신사 옆에는 죽공예로 복고양이를 만드는 장인도 살고 있었습니다. 도자기 마네키네코만 많이 보이던

도코나메에 죽공예품이 있으니 그 특별함이 더욱 도드라지는 것 같습니다. 대나무 살로 귀를 작게 만들기는 어려웠던지

다른 고양이들보다 귀가 좀 커져서 인상이 약간은 토끼처럼 되었네요^^;

 

복고양이 신사를 나와 다시 여행을 이어가는 길에, 맞은편 집 지붕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천사 고양이 인형이

"안녕~"하며 손을 흔들어 저를 배웅해줍니다. 이렇게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고양이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도코나메 여행이 더욱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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