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가 안 보여서 또 어디로 갔나 하고 집을 헤매다 보니, 방바닥에 널어놓은 양말 사이로 슬그머니 찾아와

몸을 누이고 있습니다. 짧은 양말을 빨래건조대에 하나하나 널려니 영 번거롭고, 방바닥에 말리면 빨리 마르기도 해서

안방 바닥에 양말을 줄줄이 깔아놓았더니 어떻게 알고 그 사이로 드러누운 것이죠.


다른 좋은 방석류도 많은데 굳이 빨랫감 위로 몸을 누이는 고양이의 심리는 왜 그럴까 고민해보았는데요.

1. 갓 빨아놓아 세제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빨랫감의 냄새가 좋다. 킁킁~

2. 꼬들꼬들 말라가는 빨랫감의 까슬까슬한 감촉이 기분좋다. 부비부비~

3. 빨랫감에 털을 묻혀놓으면 사람이 하나하나 떼어내는 걸 구경하는 게 재미있다. 뒹굴뒹굴~

뭐 이 중에 하나 아닐까 합니다.

저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밀라는 '어허 좋구나~'하는 표정으로 하늘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스밀라가 집에 들어오면서 가족들이 신는 양말 색깔도 대부분 회색으로 고르게 되었네요. 짙은 색 양말도 있지만

 

예전에 신던 것이 대부분... 신발을 벗을 때 흰 털이 군데군데 붙어있으면 좀 민망하거든요. 하지만 스밀라 털옷과

 

비슷한 색깔의 회색 양말은 털이 붙어있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답니다. 

 

 

양말을 빼앗길까 걱정이 되었는지, 스밀라는 '앞으로 나란히' 자세에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몸을 바꿉니다. 

아예 양말 사이로 몸을 던져 드러눕는 것이죠. 모처럼 새 놀잇감을 찾아냈는데 인간에게 뺏기고 싶지 않겠지요.

 

혹시 눈이 마주치면 양말을 달라고 할까봐,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넙죽 드러누워 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으로 스밀라 모습을 계속 찍다가

'아, 이 모습을 얼른 카메라로 남겨둬야지' 하고 얼른 제 방에 갔다왔더니, 그 사이에 마음이 바뀌었는지

안방에서 슬금슬금 나와버리는 스밀라. 아마 양말밭 속에서 혼자 고즈넉히 뒹굴고 싶었을 텐데, 그 앞에서 

제가 앉았다 누웠다가 부산을 떨며 사진을 찍고 있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입니다.  

고양이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저보다 더 연장자가 된 스밀라이지만, 귀염도가 날로 더해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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