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마을 도코나메에는 작가들이 만든 복고양이 도예작품이 야외전시된 '마네키네코 도리'가 있다. 흔히 조각상이 좌대에 올려져 있는 것과 달리, 마네키네코 도리에서는 행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벽에 붙어 있어서 친근한 느낌이 든다. 비스듬하게 경사진 벽을 따라 걷다가 초록색 육교가 나올 때쯤 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초대형 마네키네코 '도코냥'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육교 아래로 마침 쿠로네코 택배 차량이 지나간다. 쿠로네코 택배의 로고마크는 새끼고양이의 목덜미를 문 올블랙 어미고양이. 엄마의 마음으로 고객의 택배를 안전하게 배달해드리겠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흰고양이와, 가장 유명한 검은 고양이가 우연히 마주친 재미있는 순간이다.    

 

도코냥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육교를 통해 가까이 간다. 왼쪽 관광객들의 모습과 도코냥의 얼굴을 비교해보면 도코냥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도코냥 앞에서 앞발의 가호를 받고 있는 녀석들은 테라코타로 빚은 고양이 같은데, 실물과 거의 흡사하게 빚어놓아 멀리서 보면 진짜 노랑둥이 고양이로 착각할 만하다. 모르고 지나치기 쉽지만, 이 테라코타 고양이를 몇 곳에서 더 만날 수 있다.

 

여기가 길 건너편에서 본 마네키네코 도리의 시작 부분인데, 흔히 회벽 아래쪽에 있는 마네키네코 도자상들만 구경하고 떠나기 쉽다.  하지만 시선을 위로 돌려 꼼꼼히 살펴보면, 회벽 위쪽에도 고양이들이 숨어있는 걸 알 수 있다.

 

처음엔 진짜 고양이인 줄 알고 둘이 대치하는 상황을 열심히 찍고 있는데, 녀석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모니터로 확대해보니 이것 역시 도자고양이. '아니. 왜 저렇게 눈에 안 띄는 곳에 두었지?' 하고 의아해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를테면 '이스터 에그' 같은 고양이들인 것이다. 남몰래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 녀석은 혼자 꼬리를 휘휘 휘두르고 있어서 테라코타 고양이인 걸 금방 알겠다.

 

실제 고양이가 저렇게 꼬리를 S자로 등에 붙이기는 좀 어렵다^^

 

도코나메에서는 마네키네코 도리 근처 곳곳에 숨은 고양이들을 찾는 즐거움이 있다. 꼭 도예작품이 아니더라도 벽화나 간판, 지도 등에도 고양이가 드문드문 얼굴을 내민다. 도자기 산책로 일대를 걸어보는 동안 그렇게 다양한 고양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마네키네코 도리 근처에서 발견한 숨은 고양이의 흔적 중에 인상적인 사진 하나를 마지막으로 올려본다. 횡단보도  대기선 표시인데 어른, 어린아이, 고양이 발자국이 나란히 그려져 있다. 어른도, 아이도, 고양이도 모두 소중한 생명이다. 그들도 모두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어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세심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마네키네코 도리의 익살스런 복고양이 조각들보다, 도코나메의 명물인 도코냥을 직접 대면했다는 설렘보다 횡단보도 대기선에서 발견한 이 단순한 그림이 내 마음을 찡하게 울렸던 이유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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