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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1초면 완성, 고양이를 위한 놀이텐트

by 야옹서가 201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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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연륜이 쌓여갈수록 어지간한 장난감에는 반응이 시원찮아진다. 물론 개묘차는 있지만, 대개 오뎅꼬치나 낚싯대, 레이저포인터에 열렬히 반응하는 것도 아직 어린 풋고양이 시절에나 가능한 일이다. 움직이는 저 물건이 진짜 사냥감이 아니라, 사람이 조작해서 놀아주는 거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고양이도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는 모양이다.

 

스밀라도 어지간한 장난감은 이미 지난 세월 숱하게 보아온지라, 예전만큼 반응이 바로바로 오지 않는다. 하지만 고양이 놀이텐트를 만들어주면 바로 반응이 있는 편. 권태기에 빠진 고양이를 위한 놀이텐트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다. 얇은 홑이불을 의자에 걸쳐주는 것만으로 끝. 정말 1초면 뚝딱 완성된다.  

 스밀라와 함께한 시간 동안 식탁 의자, 사무용 의자, 화장대 의자 등 여러 의자를 실험해보았는데,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화장대 의자를 활용한 놀이텐트였던 것 같다. 협소한 공간에 숨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의 성향 때문이다. 화장대 의자라면 일반 종이박스 크기와 비슷해서 한층 더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만족스러운 얼굴의 스밀라다.

 

 밖에서 본 고양이 놀이텐트의 모습. 화장대 의자는 고양이 키와 비슷해서 고양이가 놀이하기에도 적당하다. 

 

홑이불을 이용한 고양이 놀이텐트는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고양이는 은신처로 쓰는 걸 좋아하지만, 사냥놀이 장소로도 만들 수 있다. 홑이불 뒤편으로 손가락을 스치면서 지나가면, 고양이가 사냥감인 줄 알고 민접한 반응을 보인다. 고양이가 사람과 장난을 칠 때는 발톱을 집어넣고 앞발질을 하지만, 사냥놀이를 할 때는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발톱을 꺼낼 수 있으니 장갑을 끼고 장난을 거는 게 안전하다.

 

고양이는 사냥감을 상상하면서 반응하지만, 반려인 입장에서는 "응?" 하고 물어보는 듯한 귀여운 모습도 포착할 수 있어 일석이조.

 

 하지만 홑이불 너머로 손이 움직이는 모습을 들키게 되면 시큰둥한 고양이의 얼굴을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냥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놀이텐트로 제 기능을 하게 하려면, 고양이에게 장난을 거는 사람의 손은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따로 제작비용도 들지 않고, 홑이불 하나와 의자만 있으면 금세 만들어지는 놀이텐트.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휴일 하루쯤 시간 내어 무료한 고양이를 위해 만들어주면 어떨까. 놀이가 끝나면 홑이불 빨래는 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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