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2년만에 또 이사를 갑니다. 대학교 4학년 때 서울 외곽의 이 동네로 이사 와서 아파트만 옮겨다녔지 동네 자체를 멀리 벗어난 적은 없었는데, 여기도 이제는 전세보증금이 너무 올라서 다른 동네로 가게 되었어요. 재작년 이사할 때 비교적 싸게 집을 빌린 터라, 가급적 여기 오래 살았으면 했는데 사람 일이란 게 뜻대로 되지 않네요. 


큰집은 보증금이 비싸니 짐을 줄여가야지 해도 가장 많은 것이 책짐이라, 1천 권 넘게 처분했는데도 여전히 책이 많습니다. 이삿짐 센터 아저씨는 그저 허허 웃기만 하네요. 책짐 말고 다른 짐은 별로 없다고, 큰 짐은 다 버리고 갈 거라고 하니, 책 많은 집이 이사하기는 가장 힘들다고 하시네요. 책이 무겁기도 하거니와, 빼고 꽂고 하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겠지요.

 

그래서 '지금 안 보면 앞으로도 안 볼 책이다' 하는 마음으로 책을 솎아냈습니다.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책들, 자료로 두고두고 볼 여러 분야의 책들,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들은 남겨두고요. 문학공부를 하는 친구가 관심 있어할 만한 책은 과일상자 3개에 가득 담아 택배로 보내고, 이제 막 시작한다는 동네문고에 5박스를 기증하고, 한 440권 정도는 알라딘에 팔았지요. 알라딘 중고책 전용박스 19개랑, 종이상자 3개를 구해 팔고 나니 90만원이 들어왔네요. 책 산 값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이걸로 이사 비용에나 보태야지요.



10월 말부터 1주일 넘게 해외 취재를 다녀오고 나니, 어느새 겨울이 바짝 다가와 있습니다. 이 집에서 창 밖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던 스밀라의 뒷모습을 보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네요. 내일은 아마 새로운 집에서 여기저기 킁킁 냄새 맡으며 탐색하는 스밀라를 찍게 되겠지요. 날이 부쩍 추워졌는데 스밀라도 감기 걸리지 않고 무사히 이사 마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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