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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重廣, 1797~1858)의 <명소에도백경: 아사쿠사의 논과 도리노마치 축제>(1857)는

히로시게의 만년작이다. 고양이의 쓸쓸한 뒷모습에서 예순이 넘은 노화가의 그림자가 언뜻 비친다면

너무 과장된 상상일까. 어쨌거나, 우키요에 하면 떠오르는 호쿠사이의 후지산이나 파도 그림보다도

나는 이 그림이 좋았다.

 

누군가에게 이 그림은 그저 아사쿠사의 논 그림으로 보이겠지만, 심지어 제목에도

고양이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눈에는 '고양이 판화'로 보인다.

보는 이가 그림 속 어느 곳에 마음을 두는가에 따라 그림의 주제가 달리 느껴지고

전경과 배경이 교차되는 것처럼, 지금 준비하는 책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고양이 사진집이고,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에 대한 책이 될 것이다.

한데 고양이와 노모의 교집합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심한 척하지만 속내는 다정하다는 점도,

지금은 곁에 있지만 언젠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리라는 점도 닮았다.

익숙한 풍경에서 어느 순간 그들이 없어질 때를 상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고양이 사진집으로 보든, 노모의 사진집으로 보든, 결국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사진책이다.

단지 "고양이도 가족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고양이 사진집인 줄로만 알고 집어들었는데,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나의 어머니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그런 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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