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 책꽂이는 확실히 6단 책꽂이보다 공간 효율 면에서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단 책꽂이를 아래위로 쌓지 않고, 나란히 놓기를 잘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스밀라가 책꽂이를 캣타워 대용으로 유용하게 쓸 때다. 3단 책꽂이 정도의 높이라면 도움닫기 없이도 훌쩍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밀라가 방바닥에서 용수철처럼 가볍게 뛰어올라, 헌책으로 만든 계단을 발로 한번 찍고, 7단 서랍장을 거쳐, 마지막으로 6단 책꽂이 맨 꼭대기에 쌓아둔 잡동사니의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불과 2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렇게 휙휙 뛰어오를 때 스밀라의 모습은 2.9kg짜리 고양이라기보다는, 29g짜리 깃털 공 같다. 

슈바이처 박사가 이렇게 말했다던가. "비참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고양이와 음악"이라고.  전날 밤을 새고 뇌가 녹아내릴 것 같은 아침에, 산고양이처럼 기운 넘치는 스밀라의 등산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스밀라를 따라 뛰어다니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스밀라와 함께 책으로 만든 캣타워를 오르내린다. 휙휙, 휙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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