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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희망블로거' 신청서, 개인정보 요구가 지나칩니다.

by 야옹서가 2008. 2. 22.

사회적기업네트워크의 '희망블로거' 모집공고를 읽고, 평소 관심있던 분야여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로드해 읽어보다가 답답한 마음이 들어 글을 씁니다.  명시된 사회적기업의 입맛에 맞는 '인재'를 골라 쓰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개인정보 요구사항이 지나칩니다. 지원자가 미혼인지 기혼인지, 어느 학교 무슨 과를 나왔는지가 꼭 필요한가요? 게다가 직장은 어디인지, 심지어 주민번호까지 요구하네요.

다른 일도 아니고
 "
블로그를 통하여 조금 더 의미있는 일들, 멋진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동참"하기를 권하는 목적이라면 참가신청서 양식부터 수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블로그 운영 경험을 살려 활동하고 싶은 블로거들도 이런 신청서를 보면 머뭇거리지 않겠어요? 만약 좀 더 자세한 신상정보가 필요하다면, 선발된 후에 '해당자들에 한해' 추가로 필요한 정보를 동의 하에 받는 것이 옳습니다.
 

희망블로거의 활동 내용이 "사회적 기업, 사회 공헌, 기부 문화에 관심이 있으며, 열정을 가지고 블로그 활동을 하는 블로거들이 사회적 기업을 직접 취재하고, 다양한 블로그 활동을 통하여 사회적기업 블로그의 활성화를 후원하는 프로젝트"라고 하셨는데, 비슷한 내용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모집하는 블로거기자 봉사단 모집 공고가 있어 캡쳐해봤습니다. 두 가지 신청서를 비교해 보면 왜 '개인정보 과다 요구'라는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덧글로도 쓸 수 있는 내용을 굳이 트랙백 보내는 건 실제로 비교해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블로거기자 봉사단이 하는 일은 "모금청원 글 작성과 모금 이슈 취재를 통해 네티즌의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돕는 모금청원 서포터즈"입니다. '희망블로거'의 활동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먼저 블로거기자 봉사단 신청 양식입니다.[신청 페이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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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연락처, 출생연도, 이메일, 활동지역, 신청동기, 블로그 주소를 필수로 적지만, 소속은 선택사항으로 적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지원자의 성별, 직장, 학력과 무관하게 지원 동기와 블로그 주소만으로 선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사회적기업 희망블로거 참가신청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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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신청서에서 주민등록번호, 성별, 결혼 여부, 최종 학력, 전공, 직장 항목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락처를 꼭 적어야 한다면 본인이 공개해도 괜찮은 번호로 하나 정도만 받아도 충분하죠. 블로그로 봉사하겠다는 사람이, 블로그 주소도 버젓이 적어놓았는데 연락이 안될 일은 없을테니까요.
어떤 항목을 넣고 빼는 것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그 항목의 유무 때문에 '보이지 않는 벽'을 느끼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겁니다. 예컨대 학과, 전공을 쓰는 항목만 봐도 그래요. 고등학교에서 전공 따지지 않죠. '어, 그럼 이거 대졸(혹은 대학 재학) 이상만 가능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블로거를 모집한다면서, 정작 신청서는 구태의연한 이력서 형식을 답습한다면,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은 면치 못할 겁니다. 그 사람이 가장 관심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재능 중 무엇을 타인과 나눌 수 있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건, 그 사람의 최종 학력과 전공, 성별, 직장이 아니라, 그 사람의 블로그입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려는 블로거들이 불편한 마음 없이 지원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봅니다. 그리고, 조만간 수정된 신청서가 업데이트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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