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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일본

365일 윙크하는 야나카의 길고양이, 신이치

by 야옹서가 2008. 10. 6.
365일 윙크하는 고양이 신이치 군을 만난 곳은, 도쿄의 고양이 카페 '넨네코야'에서였습니다. 넨네코야는 주중에는 고양이 공방으로 운영되고, 주말이면 고양이 카페로 변신하지요. 칼같이 오후 6시에 문을 닫아서, 오후 늦게 찾아갔다 헛걸음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두번 걸음을 했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앙증맞은 고양이 공예품과 고양이 모양의 먹을거리들이 있고, 사랑스런 '고양이 점원'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아니, 카페에 웬 고양이 점원이냐고요? 넨네코야에서는 가게 인근에 사는 길고양이들을 고양이 점원으로 채용해, 가게에서 손님을 맞이하게 한답니다. 카페를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고 놀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편의상 점원이라고 부르지만, 프리랜서 고양이들이기 때문에 가둬 기르지는 않아요. 길고양이답게 자유롭게 가게와 바깥을 드나들지요.  
 
신이치 역시 이들 고양이 점원 중 한 마리입니다. 올해로 11살이 된 신이치에겐 한쪽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꼭 날마다 윙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나이가 많으니 신이치 군이란 호칭보다 할아버지란 호칭이 더 어울리겠네요.
넨네코야의 주인장 분은 신이치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신이치를 모델로 삼은 그림과 조각을 만들어 가게 안팎에 전시해 두었습니다. 한쪽 눈이 없는 고양이이지만 이름을 받고, 또 예술픔으로 거듭나 사랑받고 있는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사랑스런 신이치의 모습을 한번 만나보세요.

가게 앞을 지키는 신이치. 가게 안에서도 신이치를 만날 수 있지만, 마음 내킬 때만 들어오기 때문에 언제 만날 지 몰라요.

넨네코야 앞에 조그맣게 마련된 난전 앞을 서성이는 신이치. 한쪽 눈을 잃어 불편한 점도 있지만 신이치는 행복합니다. 

자신의 장애를 결함으로 보지 않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개성으로 보아주는 넨네코야 식구들이 있으니까요.

가게 앞에 오두마니 앉아있는, 오래되어 귀퉁이가 벗겨진 목각 고양이상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야나카의 길고양이들 사진을 배경으로, 신이치가 꽃밭에 동그랗게 앉아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신이치의 사진과, 조각으로 만든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엽서입니다. 수줍은 미소를 짓는 듯한 사실적인 모습이 압권이네요.

아마도 펠트인 듯한 재료로 만든 신이치의 인형. 말랑말랑 고양이다운 모습이 사랑스럽네요. 
다른 고양이 장식물과 공예품도 많았지만 신이치를 모델로 한 공예품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신이치의 그림. 원본은 액자에 걸려 있고 아래 엽서도 함께 붙어있네요.


코와 입술을 부비며 친구와 인사를 나누는 신이치. 길고양이들의 마을 야나카에서, 신이치가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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