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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처럼 꺾인 길고양이 꼬리

by 야옹서가 2009. 1. 20.
길고양이 중에는 꼬리 끝이 동그랗게 말리거나 꺾인 녀석이 유독 많다.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만, 영양실조 때문에 엄마 뱃속에서부터 그렇게 

태어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운 좋게 어렸을 때  일반 가정에 입양될 기회를 잡더라도, 꼬리 꺾인 고양이는 

매끈하고 곧게 뻗은 꼬리를 가진 고양이에 비하면 조금은 불리하다.

하지만 꼬리가 꺾여도 생활하는 데 지장은 없다고 한다.

고양이 털 길이나 눈빛이 종에 따라 다른 것처럼,

꼬리 모양도 고양이의 독특한 개성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끝이 꺾여 동그랗고 통통하게 변한 길고양이의 꼬리를 가리켜

사람들은 때론 지팡이 꼬리라고도 하고, 방망이 꼬리라고도 부른다. 

인기척이 나는 곳을 조심스레 돌아보는 저 길고양이도 그런 꼬리를 가졌다.


인간의 길, 고양이의 길이 따로 있을 리 없지만, 고양이는 인간이 다니는 길에 나서는 게 조심스럽다.

인간이 제 볼일에 바빠 곁을 무심히 스쳐지나갈 때도, 멀찍이 거리를 둔다.


어둠을 엄폐물로 삼을 수 없는 한낮은, 고양이에게 불편하다.

그래서 몸을 낮추고 자꾸만 으슥한 곳을 찾아 그늘로 숨어든다.



자전거 밑으로 쏙 들어간 고양이를 따라 쭈그리고 앉아본다. 이렇게 보니  동그랗게 말린 꼬리 끝이 나름 귀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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