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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길고양이의 눈밭 화장실 '깜짝공개'

by 야옹서가 2009. 1. 31.
길고양이는 화장실 청결에 무척 신경을 쓴답니다.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심지어 눈이 펑펑 온 다음날도 깔끔한 뒤처리를 하기 위해, 볼일을 다 보고 나면 땅에 파묻는 행동을 합니다. 이유는 "내 흔적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정도라고 하면 될까요?

소변이나 대변을 보기 전에 꼭 땅을 파고 오목한 웅덩이를 만든 다음, 의젓한 자세로 앉아 볼일을 보고, 흙을 앞발로 그러모아 볼일 본 자리에 덮습니다. 그럼 볼일을 본 흔이 모두 땅에 묻히게 되고, 냄새도 나지 않겠죠. 적에게 자기 흔적을 들키고 싶지 않은 고양이의 습성이 남아있는 까닭에, 집고양이들도 모래만 준비해주면, 따로 화장실 훈련을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모래 있는 곳으로 가서 볼일을 본답니다. 

그럼 추운 겨울날 길고양이의 눈밭 화장실 풍경은 어떨까요? 춥다고 그냥 근처 아무데나, 눈 없는 곳을 찾아 슬쩍 싸지 않을까요? 하지만 길고양이는 여전히 흔적을 모조리 감추기 위해 파묻기를 고집하는군요.

* 고양이 끙아하는 현장을 보고 싶지 않은 분은 스크롤바를 위로 살포시 올려주세요^^  뭐 별로 적나라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취향이 아닌 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건강한 고양이의 똥은 드림카카오 초콜렛이 서너 개 뭉친 것처럼, 동글동글한 덩어리가 다닥다닥 붙어 새끼손가락만 한 크기와 형태로 배출됩니다. 맛동산 과자와 꼭 닮은 크기와 모양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 똥을 가리켜 '맛동산'이라 부른답니다. 

방금 맛동산 투하를 마친 길고양이가 열심히 낙엽 위에 눈을 덮고 있습니다. 보통은 흙을 덮지만, 눈이 하도 많이 온 까닭에 어쩔 수 없었군요. "에잇, 에잇!" 눈을 덮는 고양이의 앞발질에 한층 힘이 들어갑니다. 눈이 덮이는 모양새가 영 마음에 안 드는 모양입니다. 눈 대신 근처에 있던 낙엽이 맛동산 위로 차곡차곡 쌓입니다. 

고양이는 화장실 뒤처리를 하다 보면, 꼭 한번씩 냄새를 맡습니다. 제대로 덮였나, 냄새는 나지 않나 확인하는 것입니다. 

심혈을 기울여 앞발로 화장실을 처리하는 고양이의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깔끔하게 볼일 본 흔적을 처리하고 화장실을 나오는 고양이의 모습입니다.  

화장실 쪽을 슬그머니 돌아보는 고양이의 모습에 성취감마저 느껴지는 건 저의 착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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