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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고양이 스밀라

고양이가 집착하는 물건 '5종 세트'

by 야옹서가 2009. 2. 2.
'무심한 듯 시크한' 게 고양이의 매력이라지만, 

그런 고양이들도 유독 집착하는 '5종 세트'가 있습니다.

바로 가방, 상자, 비닐, 끈, 베개인데요~

길고양이만 찍으러 다닐 때는 몰랐던 것을

스밀라와 함께 살면서 하나하나 알아갑니다.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고양이의 집착,

오늘은 그 심리를 한번쯤 들여다보고 싶네요. 

1. 가방
고양이에게 가방의 용도는 여러 가지입니다. 크기가 작은 가방은 깔개로, 크기가 큰 가방은 주로 숨바꼭질용으로 쓰입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뭔가 반려인에게 불만이 있을 때는, 가방 위에 오줌을 싸기도 합니다. 주로 '화장실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어쩐지 저 인간이 나에게 관심이 덜한 것 같다'고 느낄 때 나름의 항의 표시를 하는 거죠. 천 가방이면 괜찮지만,
가죽일 때는 정말 안습;;눈에서 따끈한 육수가 흐릅니다.



2. 상자
캣타워를 사줄 수 없는 고양이 집사의 안타까움을 달래주는 고마운 물건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는 
인조밍크털로 곱게 치장한 캣타워 동굴도 좋아하지만, 마트에서 얻어온 골판지 박스도 무척 좋아합니다.
주로 새로 도착한 택배박스마다 얼굴을 들이대며 냄새를 맡는 것이 보통이지만, 특정한 상자에 애착을 갖기도 해서,
상자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거실 한가운데 두기도 합니다. 그걸 보고 가끔 이사 준비하느냐고 묻는 이웃들도 있지요.


3. 비닐
고양이에게 비닐의 1차적 용도는 주로 핥는 것입니다. 혹자는 비닐에서 독특한 향이 나기 때문에 좋아한다고도 하고,
혹자는 비닐이 혓바닥에 달라붙는 촉감이 좋아서일 거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진실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 너머에...
그밖에 비닐이 몹시 큰 경우(주로 제품포장용 비닐) 투명동굴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만 갖고 놀다가 뜯어먹거나  
비닐에 싸여 질식 위험이 있을 수도 있으니, 잘 지켜보셨다가 둘둘 말아서 치워주세요.


4. 끈
이 끈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스밀라가 갖고 놀다가 낼름 삼킨 끈이랍니다. 질겅질겅 씹다 삼켰는지
가운데 이빨 자국도 있죠. 처음에는 삼킨 줄도 몰랐는데, 어느날 아침 이 끈을 헤어볼처럼 토해내는 걸 보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평소에도 고양이가 빵끈을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건 봤지만, 먹어버릴 줄은
몰랐기 때문에 더욱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가느다란 끈은 마치 벌레처럼 보여서 그런지...  

그 후로도 하루 내내 토하고 밥을 먹지 못해서  병원에 데려가야 했습니다. 다행히 더이상 먹은 건 없는 듯하고
다음 날부터는 밥도 잘 먹었지만, 이제는 끈으로 놀아주고 나면 꼭 치워야 안심이 됩니다.



5. 베개
가방, 비닐, 끈에 대한 스밀라의 애착은 이전에도 간단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스밀라의 베개 사랑'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스밀라 베개샷에 대해 글을 쓰려다가 이만큼 글이 장황해졌네요. 
스밀라는 방석이나 이불, 가방, 심지어 책 모서리에도 머리를 기대고 베개를 삼곤 합니다.
높이는 3~5cm 정도, 크기는 고양이가 체중을 싣고 머리를 기대도 밀리지 않도록 부피와 무게가 있는 것이면 좋지요.


그 조건에 맞는 것이 지난 1월 주문한 3단 요인데요, 보온용으로 바닥에 깔아두었더니 어느새 스밀라의 베개가 되었습니다.
바닥에 눕더라도 그냥 눕기는 싫은지, 꼭 머리를 기댈 만한 것을 찾아서 기대는군요. 가만히 보면 앞발을 꼬고 있습니다. 
'스밀라, 그 자세가 편한거냐...'하고 묻고 싶어집니다.
"응? 쟤 지금 뭐라는 거래..."하는 듯한 표정이네요. 아예 앞발 한쪽을 턱 올렸습니다.

"어허 좋다~" 온갖 시름이 다 사라진 듯한 스밀라의 얼굴을 보며 오늘도 씨익 웃어봅니다. 
여러분의 고양이는 어떤 물건을 좋아하나요? 우리집 고양이만의 5종 세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즐겁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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