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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제품 | 전시 | 공연

아름다운 맨섬고양이 기념주화

by 야옹서가 2009. 2. 6.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맨섬고양이 기념주화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일본의 꼬리짧은 고양이 ‘재패니즈 봅테일’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영국령인 맨섬에도 꼬리짧은 ‘맨섬고양이’(manx cat)가 있습니다. 이 맨섬고양이를 기려 1988년부터 제작된 고양이 기념주화에는, 매년 다른 종의 고양이 그림이 정밀하게 새겨져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거문도 고양이 관련 아이템을 찾고 있던 저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기념품이었습니다. 맨섬고양이 역시 섬고양이거든요. 맨섬고양이 주화에는 금화, 은화, 백동화의 세 가지 버전이 있고, 이것의 변종으로 고양이 문양에 색을 입한 채색주화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고양이 주화를 전부 다 모으기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겠지만, 좋아하는 타입의 고양이가 새겨진 은화나 백동화를 하나 정도는 특별한 기념품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자료 삼아 1989년 맨섬고양이 기념은화를 구입했습니다. 스밀라를 닮은 페르시안 고양이가 새겨져 있네요.
 


지난 2007년에는 맨섬고양이 주화 출시 20주년을 기념해 20종 세트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고양이 마니아라면, 이것 한 세트만 갖고 있으면 뿌듯할 듯합니다. 아래 사진이 20주년 기념세트의 모습입니다.


맨섬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서 구글맵으로 지도를 한번 찾아보았습니다. 왼쪽이 영국 지도. 오른쪽이 맨섬의 확대지도입니다.

그럼 기왕에 맨섬고양이 은화를 구입했으니 꼼꼼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케이스를 열어봅니다.
맨섬고양이 주화를 자세히 보면 ‘매년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변하지 않는 것부터 살펴보죠. 맨섬고양이 주화 상단, 조그만 역삼각형 마크 속에 그려진 문양은 맨섬 국기에 그려진 문양입니다. 세 개의 다리가 달리는 모양인데 좀 특이합니다. 그리고 고양이 메인 문양 왼쪽에 보면, 작은 고양이 동상 같은 것이 보입니다. 이것이 맨섬고양이인데, 그 아래 작은 글씨로 ‘999’라는 숫자가 써 있습니다. 이것은 암호 같은 건 아니고요, 순은주화의 순도를 나타내는데 99.9% 은으로 제작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주 문양인 큰 고양이가 서 있는 배경을 보면, 뒤에 바다가 보입니다. 이것은 맨섬이 섬이기 때문에, 그러한 지역적 특성을 표현한 것입니다.

보증서의 겉면과 속입니다. 간단한 설명과 사인이 들어있습니다. 제작연도를 보면 올해로 딱 20년이 된 셈인데도,
종이가 낡거나 해지지 않고 보관상태가 좋습니다.

뒷면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주화는 1989년산이라, 여왕의 젊은 시절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만,  20주년 기념주화 세트를 보면 세월이 흘러 나이 든 여왕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2001년을 기점으로 젊은 여왕에서 할머니 여왕으로 바뀌게 됩니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제작된 20종의 고양이 주화를 감상해보세요.



맨섬고양이 기념주화를 보면서, ‘거문도 고양이 기념주화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상용주화는 개인 자격으로는 만들지 못하니, 아마도 수집용 펜던트 형식이 되겠지만요. 맨섬에서는 고양이주화뿐 아니라 ‘여긴 기념주화랑 기념우표만 팔아서 먹고 사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수집품목을 매년 만들어냅니다. 심지어 피터래빗 기념주화도 있을 정도니까요.

맨섬고양이 주화의 아름다운 모습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섬의 명물인 고양이를 맨섬의 자랑거리로 삼아 기념주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비단 기념주화 혹은 펜던트 식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거문도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묻혀버리지 않고, 꾸준히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 거문도 고양이 관련 소식을 기다리셨던 분들께 반가운 소식 하나 전해드립니다. 현재 거문도 고양이의 중성화수술 의료봉사에 참여하시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모임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거문도 현지 반응도 확인해보았는데, 지금까지 TV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전해진 것과는 달리, 주민분들도 중성화수술로 개체수를 줄이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고 합니다. 고양이들의 중성화수술을 위한 장소도 협조해주신다고 하니, 살처분이 아닌 '인도적 개체수 조절'을 위한 길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거문도 중성화수술 의료팀의 방문 일정은 3월 말로 예상 중이며, 상황이 좀 더 진척되는대로 블로그에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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