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길고양이 작가의 '자작 고양이우표'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 '생활사진가' 김하연 님이 특별한 엽서를 보내주셨어요. 겉봉에는 김하연 님이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으로 만든 우표가 붙어있고, 봉투에는 자작 고양이 엽서가 들어있었습니다. 처음 김하연 님께 자작 고양이 우표를 선물받은 것은 2007년 11월경입니다. 그때 '고양이는 고양이다'(2007. 11. 19~12.2)라는 개인전을 열면서 기념으로 만드신 듯합니다. 예쁜 연두색 봉투에 직접 찍은 고양이 사진 1장과, 전시 안내 엽서가 들어있었지요. 고개를 위로 하고 살짝 미소짓는 듯한 고양이의 얼굴이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고양이 우표는 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의 종이에 지나지 않지만, 제게는 어떤 화려한 전시포스터보다도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우표입니다. 약간 손때가 묻기는 했지만, 아직도.. 2009. 2. 25.
고양이가 좋아하는 '자동차 동굴' 가끔 자동차 아래를 보면 고양이가 동그랗게 몸을 옹송그린 채 앉아있습니다. 높은 곳을 좋아해서 캣타워는 물론이고 책꽂이 위로도 종종 뛰어올라가는 집고양이들을 생각하면,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어둠의 세계'로만 숨어드는 길고양이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그저 인간 위주의 관점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빛의 밝기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동공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고, 원래부터 야행성 동물에 가깝다보니 밤의 어둠을 더 익숙하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그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건, 내가 아는 고양이의 습성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친근한 고양이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2009. 2. 23.
'고양이 까세'를 아시나요? '고양이 까세'를 아시나요? 발음이 야릇해서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고양이를 '까자'는 게 아니고요, 고양이를 테마로 우편봉투에 그려진 그림을 말합니다. 까세라고도 하고, 까쉐라고도 합니다만, 영문으로는 Cachet로 표기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다보면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수집하게 되는데, '고양이 까세'도 저의 수집목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까세는 보통 '초일봉피'용으로 많이 제작됩니다. 초일봉피란, 새 우표를 발행한 맨 처음 날짜 소인이 찍힌 봉투를 말합니다. 그냥 무늬 없는 흰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그 날짜 소인을 찍은 것을 수집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수집가의 입장에서 너무 밋밋하고 재미가 없겠죠. 그래서 초일봉피에 해당 테마와 관련이 있는 그림이 들어간 기념소인을 찍거나, 까세를 인.. 2009. 2. 17.
마음이 편안해지는 고양이 쉼터 길고양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가끔 경이로운 풍경을 만난다. 좁은 골목 끝에서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곳이 나타나거나, 옛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올 때가 그렇다. 흰토끼를 따라 동굴로 뛰어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종종걸음으로 앞서가는 길고양이를 열심히 쫓아가본다. 길고양이가 숨어들어간 곳이 낯선 골목이라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으므로, 앨리스처럼 키가 작아지거나, 목이 늘어나거나, 무서운 여왕과 크로켓 시합을 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안심하고, 그저 눈앞에 펼쳐질 다른 세상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은신처는 인적 드문 골목 어귀인 경우가 많다. 사람 많고 떠들썩한 곳보다 조용한 다락방.. 2009. 2. 16.
'길고양이 블로거'로 살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의 눈에 '안 예쁜 고양이'가 있을까 싶지만, 저는 유독 털 짧은 고양이들에게 마음이 끌립니다. 짧은 털 아래로 느껴지는 탄탄한 근육이 좋고, 발바닥의 곰형 젤리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사랑스럽고... 찹쌀떡 같은 앞발 모양도 귀엽지요. 고양이다운 새침함과 날렵함을 겸비한 단모종 고양이들의 매력이란^^ 물론 스밀라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쁘지만, 언젠가는 분홍코에 분홍 젤리가 선명히 드러나는 발바닥을 가진 고양이가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봅니다. 자주 들르는 고양이 은신처의 밀크티도 그 중 하나인데요. 한때는 밀크티를 덥석 데려와서 편안한 집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어른고양이가 되어 야생의 삶에 익숙해진 밀크티에게는 오히려 그게 속박일 듯해서,.. 2009. 2. 15.
소심파 길고양이 2인방 길고양이에게도 저마다 타고난 성격이 있습니다. 세분화하면 끝도 없겠지만, 일단 크게 '대범파'와 '소심파'로 나뉩니다. 고양이 은신처에서 가끔 보는 회색냥과 딱지냥, 두 녀석은 소심파 고양이 중에서도 왕소심파라 할 수 있습니다. 밥을 갖다줘도 가장 늦게 나타나고(사진의 노랑냥), 조금만 움직일 것 같으면 밥을 먹다가도 얼른 뒤로 물러나며, 심지어는 제가 갈 때까지 코빼기도 안 비치는 경우가 허다한 녀석(사진의 회색냥)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범한 냥이는 대범한 대로, 소심한 냥이는 소심한 대로 매력이 있습니다. 소심냥은 어쩐지 수줍어하는 거 같아서 귀엽잖아요^^ 오늘은 어쩐 일인지 소심파 두 녀석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여차하면 도망갈 기세로 나무 뒤에 숨어 눈치를 봅니다. 노랑냥은 콧.. 2009.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