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예술과 문학, 역사와 정치, 자연과 과학에 기여한 고양이들》


좀 거창한 제목이지요? 대개 한 권의 단행본에서 100가지 항목을 다룰 경우 장단점이 있는데

여러 가지 고양이들의 사례를 접할 수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각 항목을 깊이 있게 다루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살펴보니, 이 책도 그런 장단점이 고루 있네요.

한마디로 다양한 고양이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맛보기책'입니다.



살인범을 잡은 고양이 스노볼, 처음으로 이름을 가진 고양이 나디엠, 최초의 고양이 영화배우 페퍼,

영웅 훈장을 받은 선원 고양이 사이먼... 
모두 한 권의 고양이 책에 소개된 명물 고양이들이랍니다.


실존하는 고양이부터 마네키네코와 같은 가상의 고양이까지 등장하며, 상세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삽화로 대체해서 좀 아쉽습니다. 또한

삽화도 매 꼭지마다 들어가지는 않고 띄엄띄엄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알라딘


이미지 출처-알라딘

100마리 고양이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연과 과학에 기여한 고양이들

티블스 _ 동물 종 하나를 완전히 멸종시킨 고양이
스노볼 _ 살인범을 잡은 고양이
마체크 _ 어둠 속에서 빛을 낸 고양이
블랙베리 _ 먼치킨 고양이의 시조
윌러드 _ 인류에게 물리학을 가르친 고양이
아이작 뉴턴 경의 고양이 _ 고양이 출입구의 발명에 영감을 주다
티시 _ 발작을 예측한 고양이
시시 _ 복제 고양이
어쿠스틱 키티 _ CIA를 바보로 만든 고양이
올볼 _ 고릴라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 _ 세상에서 혹은 전 우주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고양이

역사와 정치에 기여한 고양이들
나디엠 _ 처음으로 이름을 가진 고양이
무에자 _ 무함마드가 가장 아꼈던 고양이
딕 휘팅턴의 고양이 _ 정치에 입문한 고양이
케이터러 _ 비둘기로 죄수를 먹여 살린 고양이
마네키네코 _ 버림받은 절 고양이에서 행운의 상징이 된 일본 고양이
러터킨 _ 살인죄로 기소된 고양이
신 _ 미국 최초의 샴고양이
타이거 _ 백악관에서 납치된 고양이
오스카 _ 비스마르크호와 많은 함선을 침몰시킨 고양이
조크 _ 역사적인 건물의 주인공이 된 고양이
아마다바드 _ 국제 분쟁을 일으킨 고양이
스머지 _ 노동조합에 가입한 고양이
험프리 _ 영국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고양이
블래키 _ 말도 하고 고소도 할 줄 아는 고양이
캣 만두 _ 정당의 대표를 지낸 고양이
삭스 _ 클린턴 정부의 비공식 마스코트
콜비 _ 대학에 들어간 고양이
루이스 _ 금지 명령을 받은 고양이

예술과 문학에 기여한 고양이들
에르미타슈의 수호자 _ 러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미술관을 지키는 고양이들
셀리마 _ 예술의 발전을 위해 죽은 고양이
비어봄 _ 영국에서 가장 훌륭한 배우의 인기를 가로챈 고양이
호지 _ 사전 집필을 도운 고양이
카타리나 _ 에드거 앨런 포의 어두운 자아를 불러낸 고양이
팡구르 반 _ 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피터 _ 자신의 주인을 미치광이로 만든 고양이
주인의 고양이 _ 디킨스를 꼼짝 못하게 매료시킨 고양이
햄릿 _ 문학가보다 더 명성을 누린 고양이
풀치넬라 _ 푸가를 작곡한 고양이
캘빈 _ 두 작가에게 영감을 준 고양이
디나 _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두번째로 유명한 고양이
포스 _ 실존했다고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고양이
코비 _ 말 그대로 주인의 심장을 훔친 고양이
폴라 베어 _ 동물보호운동에 앞장선 고양이
미수프 2세 _ 카나리아를 잡아먹은 고양이
제프리 _ 세상에서 가장 신앙심 깊은 고양이

대중문화에 기여한 고양이들
페퍼 _ 최초의 고양이 영화배우
캐스퍼 _ 최고의 행운을 가져다준 검은 고양이
오렌지 _ 영화 카메오 출연의 여왕
밈지 _ 인기 TV 쇼의 트레이드마트가 된 고양이
타우저 _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쥐 사냥꾼
러키 _ 캠페인 광고에 출연한 고양이
미아우 믹스의 고양이 _ 광고 때문에 거의 목숨을 잃을 뻔한 고양이
하워드 휴스의 고양이 _ 주인 빼고는 다 가진 고양이
펫과 플로이 _ 결혼식을 올린 고양이들
티들스 _ 런던의 비만 고양이 챔피언
토니 _ 세계 최고의 신랑감 고양이
도켓 _ 수집가의 품목이 된 실종 고양이
프랭크 _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최초의 고양이

용감무쌍한 고양이들
사이먼 _ 영웅 훈장을 받은 선원 고양이
페이스 _ 런던 공습을 예견한 고양이
치피 여사 _ 남극을 탐험한 고양이
펠릭스 _ 최초로 우주에 간 고양이
등반가 고양이 _ 마터호른을 정복한 고양이
스칼릿 _ 액션 영웅이 된 고양이
무르카 _ 스탈린그라드를 지킨 고양이
프레셔스 _ 9ㆍ11테러에서 살아남은 고양이
토미 _ 전화로 구조를 요청한 고양이
에밀리 _ 컨테이너에 갇혀 프랑스로 여행 간 고양이
루식 _ 밀수 캐비아를 적발해낸 고양이
스파키 _ 1만 1000볼트에 감전되고도 살아남은 고양이
트릭시 _ 런던탑 감옥 안에 숨어든 고양이
트림 _ 오스트레일리아 해안을 일주한 최초의 고양이
그랜파 _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고양이


이 책을 펴낸 출판사 보누스에서는 2009년 2월에도 고양이 관련 책을 낸 적이 있지요.


《고양이 카페-고양이에 관한 비밀스럽고 놀라운 진실》이라는 책입니다.

처음에는 책 제목을 보고 궁금해져서 사볼까 생각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와 많이 중복된다 해서

《고양이 카페》는 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은 호기심이 동해서 주문했는데요,

설 연휴 끝나고 18일에 배송된다는데 도착하면 새 책들과 함께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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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책을 두루 좋아하는 사람의 습관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인터넷서점 검색창에 '고양이'를 넣고

신간 검색을 하는 일일 겁니다. 저도 고양이 책으로

가득 찬 '고양이 빌딩'을 꿈꾸며 검색을 하거든요.



다치바나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 칼럼니스트의 서재답게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있다고 합니다.

저에게 자투리 땅이 주어진다면, 흰색 건물을 짓고 스밀라의 얼굴을 커다랗게 그려보고 싶네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에 대한 책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참 다양한 고양이 책이

나오고 있네요. 특히 작년 7월 스밀라가 갑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뒤로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분야가 '내 고양이와 오래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입니다.  


1. <고양이 질병사전>
그런 점에서 2009년 12월에 출간된 <고양이 질병사전>은 첫눈에 확 마음이 끌렸던 책인데,

'고양이 전문 수의사가 알려주는 고양이 건강 백서'를 표방하는 책이네요.

 책표지를 클릭하면 상세 정보가 뜹니다.

168쪽밖에 안되는데 무지 많은 증상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어서, 실제 각 항목에 대한 내용은 짧을 거 같지만
간략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PART  1...Introduction
1. 고양이에 대한 일반상식  2. 고양이 기르기 

PART 2...고양이 질병-각 항목의 분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예시되어 있어요.
구토 / 설사 / 몸을 긁는다 / 식욕부진 / 움직이지 않는다 / 화장실 행동 / 야윈다 / 복부팽만 /  만지면 싫어한다 /  몸의 응어리 / 걸음걸이 이상 /  귀를 자주 긁는다 /  눈곱이 낀다 / 재채기 / 왕성한 식욕 / 물을 많이 먹는다(다뇨·다갈)  /  상처가 낫지 않는다 /  경련.발작 / 호흡곤란  /  격심한 발정

PART 3...고양이 행동학

PART 4...3대 고양이성인병-당뇨병, 심부전, 지방간

PART 5...3대 고양이노령병-암, 만성신부전, 구강 내 질환
 
스밀라가 신부전으로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저의 눈을 끌었던 것은 역시 5부인데, 신부전 항목만
10여 페이지에 달하니 관심이 가네요.해당 내용만 이 정도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노령병 만성신부전 143 / 신장의 구조 144 / 신장은 재생 불가능한 조직 145 / 신부전을 악화시키는 요인 145 / 신부전을 조절한다 146 / 고양이와 신장 기능 146 / 신부전 초기 신호 146 / 소변량은 왜 증가하는가 147 / 먹는 물의 양이 증가한다 148 / 신부전 중기에 시작할 일 148 / 염분의 과잉섭취를 제한한다 149 / 신부전 말기 치료 150 / 저칼륨혈증 150 / 체중 감소 150 / 신부전 말기 151 / 고인산혈증 151 / 현저한 체중 감소 152 / 만성신부전에 따라오는 신성빈혈 152 / 운동량 감소 152 / 식욕 저하 152 / 조혈제 사용 153 / 만성신부전 치료 153 / 치료법

스밀라는 인간으로 치면 아직 30대 아가씨인 셈인데...왜 이렇게 빨리 큰 병이 왔나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생각이 복잡합니다. 요즘은 많이 좋아져서 걱정을 좀 덜었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은 불안함이 있지요. 그래서 사람도 고양이도 정기검진이 필요하구나 싶어요.

이 책에서도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습니다. 5만원 이상 주문할 때 사려고 보관함에 넣었는데

조만간 주문해볼 생각입니다.


2.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
앞서 소개한 책이 고양이 전문 수의사의 책이라면, <내 고양이 오래 살게 하는 50가지 방법>은

동물행동학 전문가가 전하는 '내 고양이 행복하게 만드는 환경 및 건강 지침서' 를 표방합니다.

앞의 책이 질병사전인데 비해, 이 책은 반려인이 알아야 할 일반적 상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간략한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1장 내 고양이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제2장 내 고양이의 쾌적한 생활을 위한 방법
제3장 내 고양이와 풍성한 유대관계를 맺는 방법
제4장 내 고양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방법
제5장 행복한 노후를 위한 비결

책표지를 클릭하면 상세 정보가 뜹니다.

고양이와 함께 산 지 오래되어 병의 예방과 치료에 관심이 늘게 된 분들에게는 앞의 책을,

처음 고양이와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기초적인 상식이나 대처법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초보 애묘가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 책에도 노령 고양이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게 오래된

분들에게는  고양이 키우기 상식과 관련한 책이 한두 권쯤 있을 듯하니까요.


그런데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는 해도 이 책 한 권쯤 더 있어도 좋겠다 싶은 게,

책의 왼쪽 면은 짧은 글, 오른쪽 면은 귀여운 만화 구성이어서 딱딱하지 않고 재밌어요.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들이랍니다.

고양이의 행복한 노후를 위한 비결로 다른 고양이와의 관계를 고려한 심리치료라든가,

고양이의 장례 절차에 대한 언급도 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또한

본문 외에 쉬어가는 페이지로 '요상한 얼굴 사진관'이라는 항목으로 웃음을 줍니다.

스밀라도 요구사항에 따라 울음소리와 표정을 달리 하기 때문에 저 만화가  실감나더군요^ㅅ^;


스밀라와 함께 살면서 고양이의 갑작스런 큰 병에 대처하기 위한 적금통장이 하나쯤 있어야겠다

싶었는데, 이 만화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다행히 비상시를 대비한 저축이 있어서

그 통장을 야금야금 털고 있어요.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스밀라는 치료비와 검사비, 보조제 값 등으로

한달에 30~40만원이 듭니다. 수술이라도 하게 되면 병원비는 더 높아지겠지만요.
일본의 길고양이 관리 방법인 지역고양이 활동에 대해서도 간략히 소개하고 있어요.


3. <유기동물에 대한 슬픈 보고서>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더이상 아기 때처럼 귀엽지 않다는 이유로, 아무도 보살피지 않는

길고양이나 유기견이라는 이유로 보호소에 일정 기간 계류 후 죽음을 기다리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애묘문화가 널리 퍼진 일본이지만, 그 이면에는 버려지는 동물들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유기동물에 대한 슬픈 보고서>는 반려동물이 처하게 되는 운명 중에서도 가장 가혹한

'안락사를 기다리는 유기동물'의 모습과 버려진 동물의 사연을 담은 흑백 사진집입니다.

반려동물이 버려졌을 때, 혹은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지 못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슬픈 결말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책이어서 마지막으로 이 책을 소개합니다.

책표지를 클릭하면 상세 정보가 뜹니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일 수도 있지만, 현실이 항상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니까요.
책 속에 등장한 동물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습니다.

사진들도 모두 흑백이고, 글도 짧아서 일반적으로 동물책 시장에서 선호될 만한 책은 아니라는

취약점이 있지만, 한국 독자를 위해 별책부록으로 기획한 <유기동물 행복한 입양 이야기>가

안타까운 동물들의 사연을 읽으며 슬퍼졌던 마음을 달래줍니다.


'책공장더불어'는 동물 관련 책을 꾸준히 펴내는 1인출판사입니다. 출간해도 적자를 볼 것이 뻔한 

책을 과감하게 내는 마음도 역시 동물을 향한 애정 덕분이겠지요. 출판사 대표인 김보경 씨는

<노견만세>에 소개된 찡이의 반려인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관련 책은 아니지만 반려동물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읽어볼 만합니다.
책표지를 클릭하면 상세 정보가 뜹니다.

고양이와 함께 오래 행복하기 위해서는 고양이 양육 상식이나 질병관리에 대한 정보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반려동물이 어리고 귀여울 때뿐 아니라 늙고 병들었을 때 더욱 반려인의 도움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미리 차근차근 준비하는 일이 필요하겠죠.

고양이 병원비를 위한 적금통장이라든가, 1년에 최소 1차례씩 혈액검사를 통한 건강검진 등은

그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다음에 또 다른 고양이 책 소식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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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고양이 책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행복한 고양이를

찾아가는
 일본
여행》(아트북스) 출간되었습니다. 인터넷서점에  

아직 미리보기 페이지가 제작되지 않아서, 미리 살펴보실 수 있도록 

안내 이미지를 만들었어요. 고양이와 일본 여행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ㅅ^ 바쁘신 중에도 추천사를 써 주신

snowcat님과 이우일 님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알라딘 회원이시면, 위 책표지를 클릭해서 책을 구입할 경우 1% 추가 적립금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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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고양이를 데려오면,인간은 자신이 '선택'했다 여긴다. 하지만, 실은 길고양이가 인간을 '간택'했다는 것이 맞다.
아픈 길고양이나 새끼 낳은 어미고양이가, 평소 잘 대해준 사람에게 찾아가 제 몸을 의탁하는 사례가 그러하다.
물론 모든 고양이가 거리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세계로 합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길고양이로 살기를 그만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싶은 고양이도 있는 것이다. 신사 고양이는 그런 길고양이의 '간택과 정착'에 관한 이야기다.

스스로를 신사 고양이라 여기는 이 길고양이도 처음부터 인간을 간택하는 눈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길고양이를 선택했을 뿐 책임감은 없었던 철부지 소년 알렉산더를 떠나, 신사 고양이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반려인을 고르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신선한 대구 요리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걸 알만큼 눈치 있는 반려인이 있고,
또 당당한 고양이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정원이 딸린 집을 찾아낸다.

'무뚝뚝한 목소리'(저자)와 '다정한 목소리'가 함께 사는 집에서 '톰 존스'라는 새 이름을 얻은
신사 고양이는 두 인간을 '가정부'로 여기며 집고양이의 삶에 익숙해 간다.
(원문이 가정부였겠지만, 번역하시는 분이 조금 의역해서 '집사' 정도로 번역했으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좀 더 친근한 마음이 들었을 듯하다.
고양이 커뮤니티에서는 가정부라는 말보다는 집사라는 말을 더 많이 쓰니..)
그래도 신사 고양이가 시를 읊는 부분에서 한글로도 각운을 맞추려 하는 등 번역자의 세심한 배려는 눈에 띈다.

난 원래 고양이를 의인화한 소설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인간이 고양이의 마음을 멋대로 추측하고 쓰는 것 같아서.
한데 책을 읽다 어느 한 대목에서 울컥하는 걸 느꼈다. 두 사람의 집에 정착한 톰 존스가 몸이 아프게 되자,
함께 사는 반려인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부분을 서술한 아래 인용 부분이다.

톰 존스에게는 싸울 힘도 의지도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었다.
톰 존스는, 가정부들이 이제 그저 가정부가 아니며 자기 몸이 전혀 나아지지 않더라도
가정부들이 자신을 버리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게 된 것이다. 톰 존스는
틀림없이 안전했다. 두 가정부는 톰 존스의 반지르르한 호랑이 무늬 털 때문에
톰 존스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흰 앞가슴이나 흰 앞발 때문에 사랑한 것도 아니었다.
멋진 초록색 눈 때문도 아니었다. 흰 꼬리초리 때문도 아니었다. 아니, 아니었다.
두 사람은 톰 존스가 톰 존스이기 때문에 톰 존스를 사랑했다." 
 
 
어쩌면 아픈 고양이를 돌보는 모든 사람이 저런 마음을 느끼지 않을까.
실제로 이 소설의 주인공 톰 존스를 키워 본 저자이기에 그런 절절한 마음이 담겨있는 것도 같고.
지금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도 아프기 때문에,  이 부분에 더 공감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의 입장이나 선호하는 책의 유형에 따라 선호도가 좀 갈릴 것 같다.
일단 '신사 고양이'의 거들먹거리는 듯한 말투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어렵겠고
문지 시선집처럼 얇고 긴 판형에, 147쪽밖에 되지 않는 부피를 보고 당혹스러운 사람도 있을 것 같다.

다만 길고양이를 직접 데려와 본 사람은, 이 책으로 고양이가 내게 오기 전 살았던 삶을 상상할 수 있겠고
아픈 고양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어느 대목에서 나처럼 울컥하며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 번역서의 원제(The Fur Person)이기도 한 '털북숭이 인간'에 대한 대목이자,
신사 고양이가 늘 마음에 새겼던 '신사 고양이의 십계명'에 추가된 열한 번째 계명이 실려 있는데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털북숭이 인간'은 고양이의 자긍심과 독립과 자유를 보장하면서 올바른 방법으로
인간들의 사랑을 받는 고양이다.(...)살아있는 한 그 사랑하는 사람과 머물기로
마음먹은 고양이다. 이런 일은, 고양이가 어느 부분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생각하듯,
인간이 어느 부분 스스로를 고양이라고 생각해야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은 상호 교환이다."


책의 쪽수 표시 부분에 고양이 귀가 그려져 있는데, 이런 세심한 장치는 마음에 든다^^

다만 '신사 고양이'는 일러스트가 좀 아쉽다. 신사 고양이도 책 속에서 나름 모험을 많이 했는데도, 정작 그림은 
거의 고양이 몸 중심으로 클로즈업된 채 그려지고 배경이 없어서 그런지, 생동감이 좀 떨어진다.

고양이가 등장하는 소설 중에 그림이 가장 예뻤던 것은 '검은 고양이 네로'(보물창고)다. 이 책의 주인공인 '네로 꼬를레오네' 역시
'신사 고양이'보다 더한 자아도취 고양이인데, 처음에는 이렇게 건방진 고양이가 있나 싶다가, 그림에 홀딱 반해 용서가 됐다.^^  
한국에서는 '책 그림책'(민음사)으로 많이 알려진 크빈트 부흐홀츠의 삽화가 무척 섬세하고 아름답다. 예쁜 고양이 그림이 많이 실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미리보기로 볼 수 있다.
  



한동안 존재를 잊고 있었던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가 4쇄를 찍었습니다.


2009년 1월 12일에 찍었다는데 따로 연락을 못받아서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제 다음넷 블로그를 쓰지 않아서 http://catstory.kr로 바꿔넣으려고 했는데

5쇄를 찍을 때나 수정할 수 있겠네요. 과연 5쇄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습니다만...

3쇄를 2007년 6월 5일에 찍었으니 4쇄 찍기까진 대략 1년 반 걸린 셈이고, 아마 5쇄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리겠죠.

책 나오기 전까지는 표지 시안도 한번 보지 못해서 어떤 사진이 표지가 될지 몰랐는데, 

처음 책을 받아보고 표지가 너무 어두워서 충격도 먹었습니다만, 이미 나온 건 어쩔 수 없고...

제가 머릿속에 그렸던 건 좀 더 밝고 유쾌한 길고양이의 모습이었거든요.

어쨌든 4쇄 기념으로 '내맘대로 표지갈이'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