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장난기 많은 길고양이 '꼬리의 유혹'

야옹서가 2009. 3. 16. 06:45
길고양이 찍는 김하연 님을 인터뷰하러 갔다가, 놀이터에 상주하는 길고양이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나무 아래 머리를 파묻고 한참 놀다가, 노랑 길고양이가 뭔가 재미있는 걸 발견한 듯합니다.

그건 바로 나무그늘 아래 삐죽 나온 친구의 꼬리. 고양이는 가끔 제 꼬리도 남의 꼬리인양 멀뚱히 바라보다가

툭툭 앞발로 치며 놀곤 하는데요, 눈앞에서 친구의 꼬리가 살랑거리니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나 봅니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살금살금 다가가더니, 급기야 앞발을 들어 친구의 꼬리를 급습하고 맙니다.

아이고, 저러다 뒷감당은 어쩌려고...


"캬악! 하지마! 성질 뻗쳐서 정말!"

"난...그냥 꼬리가 나를 먼저 유혹해서 만진 것 뿐이고..."

역시 예상대로 흰고양이는 화를 버럭 내며 돌아서 버립니다. 김하연 님 말로는, 

흰고양이는 집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합니다. 머리에 독특한 회색 무늬가 있고 성격이 활발해요.

집고양이가 거리 생활에 적응하기 힘든데, 이 녀석은 용케 적응도 잘 했고, 놀기도 잘 놉니다.

저를 처음 보았는데도 별로 경계심 없이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니네요. 


하지만 노랑냥은 한번 혼나고서도 또 정신 못 차리고 꼬리의 유혹에 빠져드는군요.

여전히 꼬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또 사고 한번 칠까봐 영 불안합니다.

고양이의 장난기는 정말 못말리겠네요.(^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