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고양이 스밀라
달항아리 같은 고양이의 뒷모습
야옹서가
2009. 9. 14. 12:55
내가 오래 집에 있어 좋은지, 스밀라가 내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살짝 이지러진 달항아리 백자처럼 탐스러운 자태로
등 돌리고 앉아 귀만 쫑긋쫑긋한다.
그런 스밀라의 등 위로 가느다란 길이 보인다.
흰털 사이로 까만 털이 올올이 얹힌 자리마다
길이 되어서, 어서 내게 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그런 무늬다.
스밀라가 호랑무늬였으면 그 길은 횡단보도처럼 연이은 가로줄무늬 길
까맣고 노랗고 하얀 카오스 무늬였으면 징검다리처럼 퐁퐁 뛰어가는 길
아메리칸 숏헤어 무늬였으면 골뱅이처럼 뱅글뱅글 맴도는 길이었겠지만
스밀라는 그냥 스밀라여서,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쭉 이어지는 곧고 가느다란 길
내 손이 그 길을 따라 하늘을 날아, 스밀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러 간다.
곁에 있어도 모른 척, 식빵 자세로 등 돌리고 앉아 있지만, 몸을 돌리고 있어도
항상 귀는 안테나처럼 쫑긋 세워 소리가 들리는 뒤쪽을 향한다는 걸, 알고 있다.
살짝 이지러진 달항아리 백자처럼 탐스러운 자태로
등 돌리고 앉아 귀만 쫑긋쫑긋한다.
그런 스밀라의 등 위로 가느다란 길이 보인다.
흰털 사이로 까만 털이 올올이 얹힌 자리마다
길이 되어서, 어서 내게 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그런 무늬다.
스밀라가 호랑무늬였으면 그 길은 횡단보도처럼 연이은 가로줄무늬 길
까맣고 노랗고 하얀 카오스 무늬였으면 징검다리처럼 퐁퐁 뛰어가는 길
아메리칸 숏헤어 무늬였으면 골뱅이처럼 뱅글뱅글 맴도는 길이었겠지만
내 손이 그 길을 따라 하늘을 날아, 스밀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러 간다.
항상 귀는 안테나처럼 쫑긋 세워 소리가 들리는 뒤쪽을 향한다는 걸,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