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식빵에서 등나무로 변신한 길고양이

야옹서가 2010. 6. 2. 19:22
천년 묵은 여우는 사람으로 변신을 한다지만,

그건 전래동화 속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싶지요.

하지만 우리 주변에 흔한 길고양이도 나름대로
 
자신의 장기를 활용해서 변신할 줄 안답니다.


단, 이것은 아무 고양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섣불리 따라하다 인간에게 혼쭐 나는 길고양이가 없길 바랍니다.

길고양이 변신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변 환경이니까요.



이 길고양이는 처음 만났을 때 잘 구운 식빵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계란물로 한껏 무늬를 낸 카스테라처럼,

고운 줄무늬를 온몸에 바르고 있었지요. 저를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는 뭔가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나는 사실 등나무로 변신할 줄 안다옹."


"아니, 지금 그 표정은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거냐옹?"

제가 뜨악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길고양이의 심기가 불편한 모양입니다. 몸소 무거운 몸을 일으켜

굳이 시범을 보이겠답니다. 뭐 저도 무료했던 차에, 사양할 이유가 없습니다.



말없이 몸을 일으켜 등나무 옆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길고양이. 무심코 그 앞을 걸어간다면 정말로

등나무 둥치로만 생각하고 지나칠 법합니다. 고양이가 놀라 도망갈까 싶어서 마음속으로만 박수를

쳤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 않냐옹? 잠깐만 기다리면 더 멋진 걸 보여주겠다옹."


고양이가 마지막으로 선보인 재주는 '등나무 가지처럼 꼬리 말기'였습니다. 등나무 사이로 한들거리는 고양이 꼬리가

제법 그럴싸하게 닮았습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아무 고양이나 따라할 수 없는 재주입니다.

만약 흰털 고양이가 따라한다면 괜히 서로 민망하니, 혹시 서투르게 변신술을 시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잘 일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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