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북유럽
핀란드 은행, 고양이 모델 뽑은 이유?
야옹서가
2010. 8. 10. 08:04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한데 핀란드의 한 은행에서는 고양이를 모델로 채용한 파격적인 광고로 눈길을 끕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의미가 숨어있답니다. 단순히 고양이가 귀엽기 때문만은 아니고요.
그럼 왜 은행에서 고양이를 모델로 뽑았을까,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에게 경쟁력 있는 연금저축 플랜을 의뢰하세요."
핀란드어로 Kissanpäivät(키산페이벳)은 '고양이 시절', 풀어 쓰면 고양이처럼 유유자적 보내는
좋은 시절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연금저축 상품을 잘 골라서, 은퇴하면 연금으로
고양이처럼 여유롭게 살라는 광고이지요.
포스터 하단을 반듯히 처리하지 않고, 고양이가 실제로 사람들에게 다가와 금융상품을 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용지 끝을 삐죽 나오게 처리한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고양이가 금방이라도 포스터에서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은 시각적 장치입니다.
핀란드는 한때 스웨덴의 식민지였던 영향이 남아 스웨덴어를 공용어로 씁니다. 거리명이나 표지판 등이
두 나라의 말로 함께 표기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바로 옆에 스웨덴어로도 또 다른 광고를
만들어 놓았네요. 앞서 보여드린 광고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고양이의 호시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유롭게 소파에 누워 쩍벌남의 자세를 취한 고양이를 보니, 이보다 편한 모습이 있겠나 싶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코숏으로 불리는 평범한 고양이들이 모델로 등장하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간혹 고양이가 모델로 등장하더라도, 페르시안 고양이, 샴 고양이, 아메리칸 숏헤어 등 이른바
'품종 고양이'만이 모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고양이의 한가로운 삶을 상징하는
대표 주자로 평범한 단모종 고양이를 내세운 것을 보니, 고양이 품종에 대한 양국의 인식 차이를
조금은 느낄 수 있겠습니다.
푸드코트에서 고양이 사진이 담긴 복권을 팔더군요. 저 복권을 샀다면 저도 혹시 운 좋게 당첨이 되어
고양이처럼 여유로운 시절을 보낼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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