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엄마 길고양이의 뭉클한 배려
야옹서가
2010. 10. 28. 13:43
가만히 앉아 바라봅니다. 사람 사는 하루하루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듯이, 고양이의 하루도
그렇게 담담하니 지나갑니다.
고양이의 작은 배려를, 몸짓에서 읽을 때가 있습니다.
밀레니엄 고양이 일족인 노랑아줌마와 아기 통통이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조금은 허약한 통통이 때문에, 노랑아줌마의 표정에도
근심이 담긴 듯합니다. 통통이도 점프는 잘 할 나이인데,
오늘은 엄마 꼬리를 뛰어넘지 못합니다. 노랑아줌마는
애가 타는지 통통이를 돌아보며 부릅니다.
"이 정도면 넘을 수 있겠니?"
아무래도 어려우니, 그냥 넘어가게 하려는 것인가 봅니다.
엄마 꼬리로 어느새 조그만 아치가 만들어졌습니다.
아기 고양이 통통이만을 위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소중한 황금 아치입니다. 아직은 엄마 꼬리도 힘껏
뛰어넘지 못하는 어린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엄마만큼
자상하고 날랜 어른 고양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딸은 엄마를 꼭 닮는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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