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북유럽
꽃 먹는 고양이, 맛은 어땠을까?
야옹서가
2010. 11. 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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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내 거다' 하는 소유 표시의 일종인데요. 가끔은
턱밑을 긁는 용도로 나뭇가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양이가 심심했는지 눈이 반짝해서는, 꽃을 한 입
덥석 깨물어 봅니다. "우적우적~냠냠~"
딱딱한 나뭇가지와 뻣뻣한 잎은 남겨두고
보드라운 노란 꽃잎 속살만 깨물어 먹어요. 꽃잎은
무슨 맛이 났을까요? 계란 노른자처럼 고소할까요,
아니면 그냥 잎들이 그렇듯이 떨떠름한 맛일까요?
혓바닥을 내밀어 입 안에 남은 꽃잎 맛을 지워냅니다.
모양은 예쁘지만 생각보다 맛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맛있었다면 형제들에게 막 자랑도 했을 텐데, 괜한
싱거운 짓을 했다 싶은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그 자리를 떠납니다.
그 자리에 핀 모습을 바라볼 때가 좋지 않니?"
어린 고양이의 10배도 넘는 세월을 살아 온
할머니 고양이는 꽃을 담담히 바라볼 뿐입니다.
소유하지 않고도 꽃을 사랑하는 법을, 할머니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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