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고양이 스밀라
느긋하게 몸단장 하는 고양이
야옹서가
2010. 12. 24. 10:15
내가 원하는 시간에 스밀라와 함께 놀아줄 수 있다는 점이겠죠.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면, 스밀라는 베란다 문 앞에 몸을 기대고 누워있다가 사자갈기처럼 털을 날리며
저를 향해 반갑게 뛰어옵니다. 물론 뛰어와 안기거나 이런 건 없고, 그냥 무심히
다리 밑을 배회하다가 다시 베란다 창문 앞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지만, 그래도
다른 가족들에게는 잘 안 해주는 환영의식을 저에겐 매일 아침 꼭 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발라당을 하다가, 그루밍을 시작합니다. 몸단장을 하면 기분도 좋아지는지,
혀뿌리가 아플 것 같은데도 부지런히 공들여 그루밍을 합니다.
전해봅니다. 노란 햇살을 등에 받은 스밀라는 그 햇살의 온기를 사탕처럼 핥아먹는 듯
조그만 분홍색 혓바닥을 열심히 움직여 등의 털을 고릅니다.
생각도 해봅니다. 아무래도 고양이에게 햇빛은 그런 맛이 나는가 봅니다.
함께 사는 고양이를 바라볼 때, 어느 것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모습이 없지만,
그루밍할 때의 진지하면서도 어쩐지 명랑해보이는 저 표정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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