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속에 숨은 아기 길고양이들

매실주 담는 커다란 유리병에 아기 길고양이 두 마리가 숨었습니다. 어디선가 삐약삐약

어린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고양이의 조그만 눈동자가 빼꼼 비칩니다.

입구가 날카롭게 깨져 있어 위태로워 보이지만, 다행히 어린 고양이들은 몸집이 작아

입구에 부딪치며 들어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조심스런 삼색 아기고양이는 살짝 한쪽 눈만 내밀었다가 유리병 속 깊은 곳으로 쏙 들어가버려
 
더이상 만나지 못합니다. 좀 더 대범한 검은 고양이가 있는 쪽으로 옮겨가 봅니다.

아직 푸른 눈빛이 형형한 아기 고양이. 얼룩무늬를 보아하니 검정색 턱시도 무늬일까요?
 
눈동자에 청회색 기운이 도는 것을 보면, 아직 눈 색깔이 잡히지 않은 어린 고양이입니다.

유리병 옆에서 바라본 검정 고양이의 모습. 미동도 않고 바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유리병 사이의 빈틈으로 저를 예의 주시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경계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저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옆구리가 부분부분 흰 걸로 보아,

젖소무늬 고양이 당첨입니다. 깨진 유리병 틈 사이로 미동도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녀석은

아마 엄마를 기다리다 인기척이 나서 숨는다고 숨는 것이, 잡동사니로 가득한

과실주용 유리병이었나 봅니다. 몸을 숨길 수는 있지만, 뒤가 막혀 달아나지 못하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 보니 아직 아기는 아기입니다.

'얼른 가라...먹을 거 있으면 좀 놓고 가고.'

아기 고양이가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강렬한 눈빛으로 텔레파시를 보냅니다. 

잔뜩 힘이 들어간 앞발에, 어린 길고양이의 경계심이 느껴지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