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망토 두른 길고양이, 탐스러운 뒷모습
야옹서가
2011. 8. 15. 11:49
카오스 대장의 세 마리 아기고양이들 중에는 '망토 고양이'가 있습니다.
고동이를 꼭 닮은, 반짝반짝 윤이 나는 호피 무늬 망토를 등에 두르고 있지요.
망토도 이젠 많이 자라서 어엿한 중고양이 크기가 되어 갑니다.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상황을 가만히 관망합니다.
어릴 적 작은 일에도 화들짝 놀라 달아나던 '새가슴 고양이'에서 조금 더 담대해지는 것.
몸이 커지는 것뿐 아니라, 마음도 커지는 것이 어른 고양이가 되어간다는 증거겠지요.
꼬리가 밖으로 나와있을 때는 코끼리 얼굴 같기도 해서 여러 가지 연상을 하게 됩니다.
얼굴을 저 멀리를 향해 돌리고 있는 동안, 망토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망토가 바라보는 곳을 향해, 나도 고개를 쭉 빼고 한동안 함께 앉아 있습니다.
고양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몇 미터 떨어져 있지만, 그렇게 우리는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