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고양이 스밀라
만사가 귀찮은 고양이의 '수달 자세'
야옹서가
2011. 12. 14. 08:47
잘 준비를 하려고 이불을 깔고 누우면, 이때다 싶어 의자로 폴짝 뛰어오른 스밀라는 수달 자세를 하고 있습니다.
앞발을 접어 몸 옆으로 붙이고, 의자 쿠션의 기울어진 각도에 턱을 맡기는 자세입니다. 앞발을 접으면 불편하지 않나
싶은데, 곧잘 저런 자세를 취하는 걸 보면 나름 편안한 모양입니다. 다른 고양이들보다 코가 낮고 이마가 동그란 스밀라는
수달의 얼굴 윤곽과도 많이 비슷해서, 세상에는 없는 은회색 수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하는 행동이 하나하나 다 입력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요. 눈이 커서 곁눈질로도 다 보이거든요.
송년호 잡지를 만드느라 평소보다 더 팍팍해진 하루를 보내는 요즘, 일 생각을 털어내고 하루를 정리하는
한밤중의 평화로운 시간에 스밀라와 눈맞춰주고 사진 찍다 보면, 아쉬운 시간은 그렇게 잘도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