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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양이의 발톱긁기 만행, 3종 세트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발톱 긁기' 본능에서 나온 만행인데요. 사람 기준에서는 만행이지만,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내 집에 있는 물건을 내 마음대로 쓴다는데 문제가 됨?' 하고  반문할 법합니다. 그럼 사례별로 한번 알아볼까요?1. 가죽 의자-너덜너덜하게 만들기마 끈으로 만든 발톱긁개를 아무리 사줘도, 고양이 마음에 드는 발톱긁개의 질감은 따로 있나 봅니다. 특히 가죽의자의 경우, 스밀라는 흥분하면 갑자기 의자 위로 폴짝 뛰어오르면서 북북 발톱을 긁곤 합니다. 원래 부엌에서 식탁의자로 쓰던 의자인데, 등받이가 망가지면서 버리려던 것을 테이프로 감고 스밀라 전용 스크래처 겸 전망대로 내어주니 잘 쓰고 있습니다... 2010. 11. 21.
[폴라로이드 고양이] 103. 현행범 아닌 현행범 길고양이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슬며시 나오곤 합니다. 사진 속 고양이가 숨어있다 슬며시 걸어나온 저 곳도, 너비는 10cm가 채 못 되어 보이지만 고양이는 스르르 빠져나왔습니다. 보통 머리뼈만 통과할 수 있는 너비만 확보되면 별 어려움 없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수염으로 통과할 곳의 폭을 재어 가능하다 싶으면 그리로 나오는 거죠. 아무도 없겠거니 하고 슬며시 빈 틈을 찾아 나오다가, 그만 저와 딱 마주치고 눈을 휘둥그렇게 뜨는 고양이. 금방이라도 직립보행을 할 것 같은 자세여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인기척에 놀란 것 같기도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난간에 두 발을 딛고 오르려다 움찔 하는 모습이,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땡땡이치고 몰래 학교 담을 넘다가 담임선생님께 들킨 학생처럼 .. 2010. 11. 20.
스웨덴 식객 고양이, 캅텐 이야기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지친 마음을 쉬러 갔던 북유럽 고양이 여행에서 만난 고양이들 중에아직 소개하지 못한 고양이 가족이 있습니다. 식객 고양이 캅텐인데요,스웨덴어로 '캡틴'을 뜻한다고 합니다. 캅텐은 집고양이가 아니지만 아저씨 댁에서 매일같이 밥을 먹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출출하면 슬그머니 현관 난간에 둔 밥을 먹고, 집고양이와 놀다가 가곤 합니다. 한국에서도 반 정착 형태로 살아가는 길고양이가있는데, 캅텐도 그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밥은 얻어먹지만, 고양이의 자존심은 버리지 않는다." 당당한 자세로 식객 고양이의 자존심을 이야기합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캅텐을 위한 밥그릇과 물그릇은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변이 초록 들판과 커다란 나무로.. 2010. 11. 20.
고양이로 만든 '데칼코마니 사진' 초등학생 때 만들어보곤 했던 데칼코마니 그림 기억나시나요? 도화지를 반으로 접고 한쪽 면에 물감을 발라서 접었다 떼면 양쪽이 똑같은 대칭 그림이 나오곤 했는데, 어린아이가 해도 그럴듯한 추상미술품을 만들어주는 재미있는 기법이었죠. 고양이와 유리창만 있으면, 간단하게 데칼코마니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사진은 밤에 찍어야만 유리창이 거울 역할을 해서 고양이 몸이 대칭을 이룰 수 있어요. 물론 가운데가 떨어져 있어도 데칼코마니는 만들 수 있습니다만 너무 가운데가 뚝 끊어져 보이면 좀 어색하니까, 고양이가 유리창에 등을 기대고 있을 때 찍으면 좋습니다. 스밀라에게 같은 종족의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가끔 드는데 새로운 고양이가 들어왔을 때 서로 잘 적응해서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맞지.. 2010. 11. 16.
[폴라로이드 고양이] 102. 눈 뜨고, 귀 열고, 말하기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 옛날 시집살이하는 며느리가 그랬다지요? 요즘에는 그런 자세를 요구하는 집도 거의 없겠지만요. 맨 처음 저런 조각을 본 것은 한 헌책방에서였는데 그땐 원숭이 세 마리가 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답니다. 동남아 어딘가에서 만들었음직한 분위기의 조각이었죠. 몇 년의 세월이 흘러, 일본의 고양이 카페 앞에서 저 3인방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너희는 어디서 왔니? 물어보고 싶었지만, 겁에 질린 표정의 고양이 3인방은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눈 가리고 3년, 귀 막고 3년, 입 막고 3년'의 자세는 약자로 취급받는 이들, 혹은 약자의 상황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신도 모르게 취하는 방어 자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데, 눈에 보이기는 하니 마.. 2010. 11. 15.
[폴라로이드 고양이] 101. 길고양이는 왜 자꾸 납작해질까? 가끔, 납작하게 몸을 낮춘 길고양이와 마주칩니다. 나이도 어린 것으로 보아, 꼬부랑 할머니가 그렇듯 노화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허리를 펴는 모습을 보이는 걸로 봐서 허리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런 엄폐물도 없는 거리에서 길고양이는 최대한 사람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사람의 눈으로부터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 그렇게 몸을 낮추고 잰걸음으로 이동합니다. 길고양이 몸이 자꾸만 납작해지는 건, 작고 가녀린 어깨에 얹힌 삶의 무게 때문이겠죠. 사람이든, 길고양이든 누구나 보이지 않는 그런 짐을 짊어메고 살아가지만, 길고양이에겐 유독 그 짐이 크고 무거운 것은 아닐까요. 길고양이 등짝 위로 커다란 짐보따리 하나 얹힌 것 같은 그런 모습을 만나는 날에는 언제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20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