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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포토에세이 [폴라로이드 고양이]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폴라로이드 사진 형식의 포토에세이는 2004년 10월에 '고양이집'이란
글을 쓰며 구상했는데 이제야 재개하네요. 그때 당시에는 '500x500'이란 컨셉으로
 가로 세로 500픽셀 정사각형으로 리사이즈한 사진 시리즈를 웹에 올렸었구요, 
폴라로이드 고양이 시리즈는 2002년부터 찍어온 고양이 사진들
중에서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컷을 재구성해 2012년 '길고양이 이
야기'
10주년을
기념하는 미니포토북을 만들려고 합니다. 
새연재 [폴라로이드 고양이]도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내 입으로 말하자니 영 쑥스러운데...놀라지 말고 잘 들어." 

"사실 나, 아수라 백작으로 분장한 거야."

"매일 아침마다 분장을 반반씩 새로 하느라 발톱이 빠질 지경인데,
아무도 멋있다는 말을 안해주더라구. 너라도 좀 알아줬음 해서."


제가 초등학생이던 무렵에 보았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에는 인상 깊은 악당이 나왔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아수라 백작인데요. 남녀 양성을 지닌 악당의 이미지가 어찌나 기묘하게 느껴졌는지, 주인공 이름이 뭐였던가는

잊어버렸어도, 두 얼굴을 지닌 이 악당은 가
끔 제 꿈에도 나올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답니다.


길고양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이렇게 아수라 백작을 흠모해서 코스프레를 한 듯한 얼굴을 종종 봅니다.
 
저를 빤히 보던 아기고양이가 뭔가 할 말이라도 있는 듯 고개를 숙이더니, 자기 얼굴을 주의깊게 봐 달라며

양쪽 볼을 번갈아 내밉니다. 거울에 비친 것처럼 자세는 똑같지만, 얼굴 무늬는 기묘하게 반반씩 다른 색으로

칠해져서, 정면에서 보면 아수라 백작을 꼭 닮았습니다. 한쪽은 얼굴에 카레를 먹다 묻힌 듯 약간은 어리바리하고

순둥이스러운데, 다른 한쪽은 냉철하고 무슨 일에도 똑부러질 것 같은, 천상 고양이의 도도한 얼굴입니다.


어쩌면 아수라 백작의 모습은 길고양이가 지닌 두 측면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작고 약해서

보호가 필요할 듯한 모습과, 인간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혼자서 살아나갈 수 있다고 자부하는 독립적인 생명체의
 
모습.  해맑은 얼굴로 제 얼굴을 자랑하는 길고양이의 얼굴 속에, 두 가지 모습이 모두 스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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