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서먹한 길고양이들, 화해하는 법

by 야옹서가 2011. 5. 2.
노랑아줌마와 카오스 대장, 두 마리 길고양이 사이에 정적이 흐릅니다. 바로 곁에 있으면서도

다른 곳을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작은 일로 싸우고 토라져 외면하는 모습처럼 약간은

서먹해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호기심 어린 마음으로 다음 사건을 기다려봅니다.


그 묘한 정적을 견딜 수 없었던지, 좀 더 살가운 노랑아줌마 쪽이 먼저 화해의 박치기를

시도해 옵니다. 고양이 박치기란, 좋아하는 대상에게 제 얼굴을 가볍게 부딪치는 것이지요.

두 마리 고양이 사이에 감돌던 서먹한 거리감이, 박치기 한 번으로 금세 사라집니다.

 

어느새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몸을 기대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노랑아줌마와 카오스 대장.

늘 함께 다니며 의지하는 두 아줌마이지만, 오늘따라 둘의 사이가 더 듬직하게 느껴집니다.

두 고양이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제게 울적한 일이 있었던 날에도 힘을 얻게 됩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언제 그곳을 찾아가더라도 늘 그렇게 함께 있어줄 것만 같은

듬직한 마음의 기둥 같은 존재로 두 마리 고양이는 제 마음속에 자리잡았나 봅니다.  
 
"아니, 고양이 화해하는 거 처음 봐?" 하는 표정으로 살짝 저를 책망하는 표정의 노랑아줌마,

그리고
먼산을 보며 딴청 피우는 카오스 대장. 밀레니엄 고양이들의 소소한 일상은

오늘도 그렇게 이어집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