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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소화전 밑 고양이

by 야옹서가 2005. 5. 14.
안국동 고양이를 만나러 갔더니, 덕성여고에서 아름다운가게 쪽으로 가는 샛길에서 졸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눈앞에서 얼쩡대는 사람을 신경쓰는 게 귀찮은지 소화전 밑으로 슬그머니 들어가버렸다. 근처에 밥그릇이 있는걸로 봐서는, 고양이집 구멍가게에서만 밥을 얻어먹는 게 아니라 동네 이집 저집을 다니며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이야기다. 등만 보이는 고양이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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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접힌 소화전 튜브 아래 얼굴이 보인다. 답답해보이기도 하지만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양이 은신처로 적당한 곳일거다. 앞다리를 포개어 턱을 고이고 생각에 잠긴 옆얼굴이 새초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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