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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얼굴 확 바뀐 길고양이 "성형은 아니에요"

by 야옹서가 2010.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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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뿐 아니라 길 위의 모든 생명을 애틋히 여기며,

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분들과 오래 가는 인연을 맺고 싶습니다.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길고양이는 따가운 햇살을 피해 인적 드문 그늘로 몸을 숨깁니다.  

두 팔을 쭉 뻗어 앞으로 나란히 자세로 하고 세상 모르게 잠든 고양이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척 해봅니다.
 

두 앞발을 축 늘어뜨리고 단잠을 자던 녀석도 갑작스러운 방문을 예상하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낙엽 밟는 소리에 눈을 설핏 뜨기는 했는데, 잠시 마실 나간 영혼은 완전히 몸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인지, 눈이 부신 듯 위를 올려다보는 눈은 절반쯤 감겨 아직 몽롱합니다.

핫, 그런데 이 녀석은 억울한 눈매로 저를 바라보던 어린 고등어 고양이! 눈매가 미묘하게 달라져서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집에 와서 예전 사진과 비교해보니 가운데 가르마를 탄 고등어 깻잎머리와

입술 옆의 작은 카레얼룩점까지... 예전의 억울냥이였습니다. 몇 주 얼굴을 보지 못한 동안 통통했던 몸도

길쭉길쭉해져서 비율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완연한 어른 고양이의 모습입니다.

"넌 어릴 때 눈매가 더 귀여웠는데... 그새 성형한 거야?" 하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땐 한쪽 눈만 아이라인을 한 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더니, 지금은 아이라인을 한 한쪽 눈매가

좀 더 날카로워졌습니다.


"난 원래 이랬는데... 젖살도 빠지고 화장도 해서 그런 거지 성형은 아니다냥." 본판불변의 법칙을 강조합니다. 

앳되어 보이는 순둥이의 얼굴로 살아가기엔 길고양이 세계는 여전히 험난합니다.  그래서 눈매가 조금씩

매서워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간의 살아온 삶이 얼굴에 고스란히 배어납니다.


어린 고양이는 금세 어른이 됩니다. 귀여운 모습 대신 성숙미와 노련미를 얻게 된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제가 살아온 삶은 얼굴에 얼마나 배어 있을지, 그 삶이 어떻게 인상을 바꿔갈지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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