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덩어리 밀레니엄 타워에서 새롭게 눈길을 끌기 시작한 젖소 아깽이. 겁이 많아서 내가 조금만 바스락거려도 움찔하며 후다다닥 달아나지만, 조용히 서 있으면 조심스럽게 다시 구경하러 나온다. 왕성한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겨버린 탓이다. 그리고는 '도대체 저 인간이 손에 든 까만 물건은 뭐지?' 하고 생각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목을 쑥 빼고 바라본다. 2007. 4. 5. 개미마을 지붕고양이2 개미마을 지붕에서 볕을 쬐던 고양이. 아직 매끈한 빨간 지붕과, 페인트가 벗겨져 분홍색이 되어가는 지붕이 좋은 대조를 이뤘다. 페인트가 벗겨진 지붕을 볼 때마다, 예전에 만났던 사진가 부부가 생각난다. 단행본에 넣어야 할 사진 때문에 폐가로 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 페인트가 벗겨져 너덜거리는 벽을 보고 남편이 그렇게 말했었다. "참 예쁘다". 그날 찍은 사진이나, 했던 이야기는 다 잊어도, 그 말을 할 때 그분의 홀린 듯한 눈빛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상대방이 벗겨진 페인트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야기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2007. 4. 4.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