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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고양이 여행의 주된 목적지 중 하나는 유기고양이 보호소 방문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지와

거리가 멀지만, 버려진 고양이들이 어떻게 보호되고 새로운 가정을 찾아나갈까 무척 궁금했고,

또 유기동물 보호소 자립사례로 좋은 아이디어가 발견된다면, 한국의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에도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스웨덴 거리에서 발견되는 고양이는 한국의 경우처럼

거리의 삶에 적응해서 야생화된 길고양이보다, 집을 잃거나 버려진 고양이가 더 많은 듯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길고양이 보호소라기보다 유기고양이 보호소로 불러야할 것 같네요.


제가 찾아갔던 '스톡홀름 고양이집' 보호소는 월, 수, 금, 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일반인에게도 개방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방문객은 이 시간대에 방문해서 고양이를 만나면 됩니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은 미리 마음 맞는 고양이와 눈도장을 찍어볼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컨테이너 구조의 길쭉한 건물이라 다소 좁아보였는데, 실내는 의외로 넓었습니다.

영역을 중시하는 고양이의 개인공간 확보를 위해, 구역을 나눠 놓았습니다.

1인실이 주어진 것이 흥미롭습니다. 방이 큰 경우에는 2마리도 쓰고 있고요. 보호소 구역이 3곳으로 나뉘어 있어

이곳은 주로 1인실 고양이들이 있으며, 입구에서 왼쪽 방으로 들어가면 좀 더 큰 규모의 복합실이 나옵니다.

이렇게 운영되는 고양이집의 운영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지만,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보조금을 받지 않고 

대부분 회원들의 회비, 결연 고양이 후원약속, 혹은 유산 기부나 자원 활동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막연히 기부금만 내는 것이 아니라, 키울 수는 없어도 내가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고양이가 있다면

그 고양이를 지명해서 도울 수 있습니다. 왼쪽 상단에는  이 고양이와 결연한 후원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왼쪽에는 고양이의 관리 상황을 체크하는 체크 리스트가 있어서 제대로 돌봄을 받았는지

매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 분홍 파일은 고양이의 이름과 발견일 등의 상세 정보가 있습니다.

 

평화롭게 누워 있는 듯 보이지만, 한번 버려졌던 고양이들이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깊습니다.

그래서 고양이집에서는 심리재활치료의 일환으로 고양이와의 놀이활동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1인실에는 전용 화장실, 발톱을 갈 수 있는 스크래처, 쉼터로 사용할 수 있는 캣타워, 자원봉사자와 함께

놀 수 있는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요. 의자는 사람이 쓰기도 하고 고양이가 쓰기도 합니다.
 


고양이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커텐이 마련되어 있어요. 

혼자 쓰는 개인실이 외로워 보이지 않도록, 서툴지만 고양이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고양이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고양이집 업무의 큰 부분이 적절한 반려가정으로의 입양 주선인데, 반려가정이 입양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고양이집 활동가들이 직접 반려가정으로 입양 고양이를 데리고 가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고양이집 보호소에서는 매년 450~500마리가 이런 방식으로 입양되고 있다고 합니다.

 

창가 쪽 넓은 방은 2마리 고양이가 함께 쓰기도 합니다. 화장실도 2개가 따로 비치되어 있네요.

무척 손이 많이 갈 것 같은데,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일을 나눠 돌보고 있습니다.

장소를 옮겨 좀 더 넓은 고양이의 방으로 가 보았습니다. 처음 들른 곳이 한가운데 고양이의 놀이를 위한

대형 캣타워가 있어서 좀 더 확 트인 느낌이었다면, 이곳은 ㄷ자로 꺾이는 통로를 따라 고양이들의 방이

쭉 배치되어 있습니다.

직원 분이 고양이와 놀아주기도 하지만, 방문자들도 놀이 봉사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소독액으로 손을 닦아줘야 합니다. 나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시간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자유롭게 놀 수 있습니다. 

개인실 안쪽으로는 좀 더 개방된 형태의 큰 방에서 고양이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방이 보입니다.

고양이의 심리 상태와 건강 상태에 따라 방 배정을 달리해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방 안의 고양이가 놀아달라고 두 발로 서서 부릅니다. 저도 손을 소독하고 한번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고양이 보호소에 들어갈 때는 오염을 막기 위해 슬리퍼를 신거나, 혹은 입구에 비치된 1회용 비닐커버를

씌우고 들어와야 합니다. 저는 슬리퍼를 신었습니다.

바로 옆방에서도, 간절한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녀석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쪽 눈을 잃었지만, 보호소에 안전하게 들어왔으니 이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운 좋게 창가 방을 배정받은 녀석들은 바깥 구경도 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철망을 씌워 통풍이 잘 되고 바깥 구경도 할 수 있습니다.

사진만으로 보기에도 고양이에게 상당히 쾌적한 환경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웨덴 유기고양이 보호소가 부러웠던 이유,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고양이의 개별 공간과 놀이욕구를 존중한 쾌적한 공간


    고급스러운 시설은 아니라도, 고양이의 개별 공간을 존중한 편의시설, 놀이용 캣타워, 사다리 등이

    잘 갖춰져 있고 통풍이 원활해서 많은 고양이가 있는데도 쾌적했습니다. 햇빛을 쬐어줘야 하는

    고양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2. 까다로운 위생 관리(입구의 1회용 덧신, 고양이방 출입시마다 손 소독, 심지어 슬리퍼 바닥 소독도...)


    드나드는 고양이 개체 수가 많다 보면, 보호소에서는 고양이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새로 입소한 고양이에게 병원균이 옮을 수도 있지만, 혹시 방문객에게서 고양이의 병원균이

    유입될 경우 큰일이므로, 다소 번거롭더라도 보호소의 방침에 따르게 됩니다.

3. 시설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기부자와 결연자, 자원봉사자의 힘


    자원봉사자와 기부자의 힘이 없다면, 재정이 열악한 사설 보호소의 운영은 한계에 부딪치게 됩니다. 

    정부 지원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지 않다는데, 이 정도 규모로 운영가능한 것에 부러움을 금치 못했고요,

    한편으로는 건실하게 운영되는 고양이 보호소와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고양이를 돕고 싶은 사람이

    제대로 연결될 수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만도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4. 어른 고양이를 입양하는 스웨덴 사람들 


      고양이 보호소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적정 개체 수 유지'일 것입니다. 버려진 고양이를 보호소의
    
     수용능력 이상으로 데려온다면, 결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입소된 고양이가 주기적으로 
    
     입양되기 때문에 고양이 보호소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보통 입양 희망자는 아기 고양이를 선호하지만, 성묘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그 매력을 인정하고

     버려진 고양이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반려인이 늘어날 때, 유기고양이 보호소도 행복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보호소 운영비 마련을 위한 다양한 후원상품들

     
    유기고양이 보호소를 운영하려면 적지 않은 돈이 들므로, 기부금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스톡홀름 고양이집 보호소에서는 나름대로 자체 개발한 후원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10크루나짜리 마그네틱부터, 150크루나짜리 티셔츠까지 다양한 상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관심이 갔던 것은 기념품인데, 이건 한국의 보호소에서도 도입 가능한 품목이 있을 테니까요. 


 
   사진이 많다 보니 글이 좀 길어져서, 보호소 방문기는 몇 편으로 나눠써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는 고양이 보호소 운영에 도움이 되는 각종 기념품에 대해 소개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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