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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둘보다 셋이 좋아” 사이좋은 길고양이

by 야옹서가 2011. 6. 16.

 

 길고양이 찰리와 호순이가 담벼락 위에 사이좋게 누워 햇볕을 쬐고 있습니다.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의 나른하고 기분 좋은 시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휴식시간이지만, 

저를 빤히 바라보는 고양이들의 표정을 보니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눈치입니다.


앗, 그런데 찰리의 등 뒤에서 뭔가 꼬무락거리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끄트머리가 뾰족한 자그마한 삼각형 두 개. 갈순이가 얼굴을 쏙 내밉니다.

입 옆에 하얀 줄무늬가 있는 것까지 호순이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순한 호랑이’라는 뜻으로 지어준 호순이의 이름처럼, 털빛이 갈색인 갈순이는 ‘갈색 순한 호랑이’라는 뜻에서

순자 돌림으로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남자 고양이인데 갈순이라고 부르는 걸 본묘가 알면, 좀 껄끄러워 하려나요.



좁은 자리에 세 마리가 굳이 다닥다닥 붙어앉은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한데요.

좁은 자리의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서로에게 몸을 기대는 게
더 좋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고양이들이 입을 모아

“아무렴, 둘보다는 셋이 좋지” 하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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