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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배고픈 길고양이, ‘장애물 넘기’도 척척

by 야옹서가 2011. 6. 30.

 

주차장 고양이 일족을 만나러 가다가, 이미 담벼락 위에 올라 햇볕을 쬐고 있는

길고양이 찰리를 만났습니다. "오옷~" 하는 눈으로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찰리입니다.

 

주차장 담벼락 반대쪽은 막다른 골목길이라, 찰리와 다른 친구들을 만나려면 막힌 담 너머로 다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만난 김에 담벼락 위로 먹을 것을 올려 보냅니다. 그때 찰리 뒤에서

어슬렁어슬렁 나타나는 그림자가 있었으니...


"나도, 나도" 하는 얼굴로 기웃거려 보지만, 좁은 담벼락 위를 이미 선점한 찰리는 딱 가로막고 서서 비켜주지 않습니다.

먹을 것을 확보하면 자연스레
엉덩이가 무거워지는 찰리입니다. 애가 탄 호순이는 그만 찰리를 뛰어넘어

반대편으로 가기로 마음먹은 모양입니다. 뒷다리만으로 번쩍 일어섭니다.



"에잇~"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가기에도 좁은 담벼락 위지만, 단 한 번의 도약만으로

찰리를 훌쩍 뛰어넘어 반대편으로 무사히 착지합니다.


찰리가 식사에 정신이 팔려 꼼짝 않고 있었던 게 다행입니다.

“훗, 고양이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이제 관람료를 내시지?”

호순이가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저를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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